제목 20201104_전남일보_문화칼럼 이선의 큐레이터 노트 12화 <자유와 상상의 예술가>
작성일자 2020-11-04





[전남일보]
문화칼럼 이선의 큐레이터 노트 제12화
<자유와 상상의 예술가>









<자유와 상상의 예술가>

이 선 / 이강하미술관 학예연구사



[사진1.샤갈, 도시 위에서(Over the Town), 1914~18, 국립트레티아코프갤러리]

  예술은 '세상 속 불가능성을 통해 가능성이라는 꿈의 가상'으로 현시하고 있다. 그 안에서 예술의 불가능성은 가능성보다 더 중요하다. 그 불가능성은 현실의 가능성에서 결코 얻을 수 없는 경험을 주는 특별한 일들이고 인간이 끊임없이 예술을 증명해 내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인간에게 주어진 자유와 상상력은 예술의 불가능성을 통해 비로소 가능하고자 하는 내재된 가상현실을 만들어 준다. 피상적 예술로 실현된 모든 것들은 사실보다 가짜의 이미지, 즉 가상을 만들어 주고 있다.

  예술의 종말론을 말했던 '아서 단토'의 [예술은 무엇인가]에서 "예술적으로 재현된 모든 것들은 상상력을 동원하여 가상적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 욕망으로부터 시작되었다."라고 가정하였다. 여기서 '가상' 이란 실제로 일어나지 않는 '꿈(Dream)' 을 의미하고 있으며, 그 실체에 대한 상상과 재현을 예술가는 끝내 발현 시킬 수 있다는 예술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예술은 이러한 꿈을 표상하고 있는 듯 하지만 꼭 그대로 표현되지는 않는다. 마치 예술에서 꿈은 언제든 가상보다도 변용되고 비틀어지는 형상일 것이다.


  현재의 우리 모습은 어떠한가? 마음먹은 대로 밖을 나갈 수도, 누구를 편하게 만날 수도 없는 시대를 이제는 적응해 나가며 더욱 혼자서 잘할 수 있는 정적인 움직임들을 찾고 있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도 할 수 있는 독서나 음악 감상하기, 혼자서 영화(넷플릭스, Netflix) 보기의 취미와 동시에 멍 때리기, 산책하기, 명상하기, 공상하기 등의 활동도 시대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때론 코로나 블루로 매일의 일상이 지겹고 지칠 때, 현실 도피를 꿈꾸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을 때 필자가 찾게 되는 위안을 주는 미술작품들이 있다. 이번 열두번째 칼럼에서는 그 중 한 작가의 작품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사랑과 영혼의 색채를 표현한 20세기 거장, 프랑스 화가 마르크 샤갈(Marc Chagall, 1887~1985)이다. 그는 러시아 혁명과 1,2 차 세계대전이라는 불우한 시대적 한계를 넘어서 다양한 색채의 화려함을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누구보다 정열적이고도 집요하게 화폭에 담아내고자 했던 화가였다. 20세기 피카소와 함께 기억되는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사랑하는 예술가이기도 하다.



[사진2. 샤갈, 도자기 작업 중인 샤갈]

  어린 시절부터 화가가 되기를 열망했던 샤갈은 1919년 러시아를 떠나 '빛, 자유, 기술의 연마'를 찾아 프랑스 파리로 간다. 루브르미술관과 화랑을 다니며 인상파와 후기인상파, 입체파와 야수파 등 당대 화가들의 빛과 공간에 대한 탐구를 한다. 이렇게 파리에서 보낸 샤갈은 60년 동안 변하지 않는 자신만의 독특한 미술양식을 구축하게 된다. 내면의 시적 호소력과 화려한 색채의 대비가 뛰어난 그림을 그린다. 또한 동시대의 예술가들과 다르게 98세까지 장수하며 이어진 예술 활동을 통해 쏟아냈던 많은 작품들은 2020년 현재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고, 최근 큰 전시장에서의 대규모 전시회를 통해서 유화 작품 및 미디어 영상과 음악이 함께 구현되어 재조명되기도 하였다.

  그의 작품 속 주요 모티브는 '몽환과 사랑의 기억과 경험들' 이었다. "나의 작품은 내 추억이다. 우리 인생에서 삶과 예술의 진정한 의미를 부여하는 단 하나의 색은 바로 사랑의 색이다." 라고 말하며 자신의 작업들을 설명했다. 중력의 법칙을 벗어난 영원하고 자유로운 사랑이었고 그는 인간, 동물들, 특히 연인들을 자유롭게 하늘을 날고 있는 표현을 그림으로 그렸다. 이것은 사랑의 신화를 관념적으로 시각 표현한 것으로 신선하고 강렬한 색채로 작품들을 제작하였다. 평생 동안 특정 유파로 묶이는 것을 거부했고 당시 파리 시기 활동과 화단의 많은 화가들 영향에서도 자신만의 개성을 발전 시켜 혁신과 독창성을 구축해 나갔던 것이다. 혼란스러운 시대를 거치면서도 마르크 샤갈은 끝에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그는 가족과 고향, 자연과 문학을 사랑하며 그 본질을 통해 자신의 삶을 아름다운 색채들로 채워나갔다. 그 작품들을 통해 지금까지도 현실에 지친 사람들은 위로받고 사랑에 대한 의미와 삶을 긍정적으로 떠올리게 만드는 듯하다.



[사진3. 샤갈, 사랑하는 연인들과 꽃(Pair of Lovers and Flowers), 캔버스에 유채, 1949]



[사진4. 샤갈, 나와 마을(I and the village), 1911, 뉴욕 현대미술관 소장]




/기사 URL : https://jnilbo.com/view/media/view?code=2020110314122095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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