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20201115_전남매일_우리는 어떤 ‘예술의 가능성’을 마주할까
작성일자 2020-11-16




[전남매일]

우리는 어떤 ‘예술의 가능성’을 마주할까

이강하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신진작가 지원 공모 선정전
청년작가 6명, ‘불가능을 통해 약속된…’ 주제 실험작 펼쳐






이강하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불가능을 통해 약속된 가능성’ 전시 전경.

  청년작가들이 작품 판매를 떠나 자기 정체성을 찾기 위한 실험미술을 펼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어려운 시기 청년작가들의 실험적 미술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가 펼쳐져 반갑다. 남구 이강하미술관이 이달 초부터 열고 있는 ‘불가능을 통해 약속된 가능성’ 전이다. 이번 전시는 특별하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작가와 기획자가 느끼는 불안하고 불가능한 순간을 재해석해 가능성이라 부르며 기록했다. 미술대학을 갓 졸업한 예비작가 3명과 청년작가 3명은 기존에 보여줬던 작업이 아닌 신작으로 ‘그들만의 시각에서 예술의 가능성’을 증명해 보인다.

  전시 관람은 관객 입장에서는 다소 생경할 수 있다. 이번 전시가 관람객 입장이 아닌 예술가 스스로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작업’, ‘내 안에 존재하는 불안하지만 강렬한 예술의 가능성’을 표출하는 자리기 때문이다. 검은 색 쉬폰 커튼으로 드리워진 입구에서 처음 만나는 설박 작가의 ‘산山,수水’는 6개 작품이 한 작품처럼 연결돼 있다.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작가의 작품을 병풍처럼 이어 지그재그로 설치한 것이다. 2012년 작품은 먹색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으로 오며 점점 밝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도훈 작 Live Strong, 갈증

  이어지는 하도훈 작가의 ‘Live Strong’과 ‘갈증’은 흰 캔버스에 흰 물감으로 바르고 겹치고 긁으며 작가의 상태와 고민을 표현한 작품이다. “보이는 것들 너머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싶었다”고 말하는 작가의 상처난 이야기 뒤편엔 “당신이 내 작품에 관심이 없어도 난 괜찮아요”란 태도가 자리잡았다.




김자이 작 Peace piece

  김자이 작가는 그동안의 녹색식물에서 탈피해 스테인드 글라스 작업을 처음 시도했다. 별도 방으로 구성된 공간 천정에 매달린 스테인드 글라스와 벽에 비친 그림자는 활동에 제약을 받는 코로나19시대에 예전의 인상깊었던 여행 장소를 재현해 낸다.




이조흠 작 ‘치아’

  이조흠 작가의 ‘치아’는 작가가 올해 발치한 사랑니를 실제 모형과 확대·축소한 엑스레이 화면으로 보여준다. 작품 뒷면에서 만나는 치아틀이 재미있다. 작가는 실체와 가상의 개념을 마주하며 ‘내 안에 있었지만 내가 모르고 있던’ 치아(가능성)를 발견했으면하는 바람을 담았다고 한다.

  정유승 작가의 ‘55만 2,890원’은 평면회화에 대한 사회적 시선을 꼬집는 작품이다. 판넬 캔트지 30호 2만2,000원, 오일파스텔 72색 3만1,550원, 작품인건비 20만원, 아메리카노 2잔 8,200원, 액자 3만원 등 작가는 작품 ‘의자’에 들어간 세세한 품목을 기록한 세금계산서를 뒷면에 붙여놓았다. 각각의 금액이 계산된 그림 석 점은 벽에 걸린 게 아니라 투명줄에 매달려 공중에 떠 있다. 허황된 예술의 가치를 꼬집는 이 작품에 명시된 금액을 내면 작품을 잘라 가져가도 된다.




정덕용 작 'Audience'

  올해 대학을 졸업한 신예 정덕용 작가의 비디오 작품 2점은 사회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상무지구에 불법투기된 쓰레기를 해체하면서 ‘쓰레기는 거짓말 하지 않는다’라는 부제를 달았다. 원룸 화장실 창문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는 한 남자의 그림자는 사회적 약자인 여성들의 불안과 두려움을 임팩트있게 체험케 한다. 여성들이 느끼는 불안은 이 시대 예술가들의 불안과 어떻게 다를까.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전국 지역 국·공립미술관 협력망 ‘신진작가 지원’ 공모사업에 최종선정됐다. 전시는 내년 1월 30일까지 이강하미술관에서 진행된 후 2월 2일부터 18일까지는 서울 스페이스9에서 서울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전시를 기획한 이 선 학예연구사는 “긴 터널 속에서 작은 빛을 발견하듯 우리의 작은 가능성이 의미있는 기회 한 번을 얻게 됐다. 이 기회가 한번이 아닌 가능성의 예술로 퍼져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연수 기자

/기사 URL : http://www.jndn.com/article.php?aid=1605429013307893115



Quick Men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