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 양림동, 현대미술 성지로 ‘각광’
l 본전시 8곳·파빌리온 5곳 전시
l 도보 여행객 위한 QR 찍으면
l 카카오모빌리티로 경로 안내
김자이 作
예향의 도시 광주 곳곳이 현대미술의 향연으로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가을 낭만의 끝을 보다 풍성하게 즐길 수 있는 예술여행 코스가 각광을 받고 있다.
제15회 광주비엔날레 ‘판소리, 모두의 울림(Pansori, a soundscape of the 21st century)’의 외부 전시가 열리고 있는 ‘양림-소리숲’ 전시장이다.
광주 남구 양림동에서 펼쳐지고 있는 외부 전시는 ‘모두의 울림’이라는 하나의 메시지로 응축돼 관람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8개 전시장에 전시된 작가 10명의 작품은 개성적이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관람객의 미적 경험을 확대시켜준다.
여기에 양림동에서 펼쳐지고 있는 5개의 파빌리온도 각 나라와 기관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들의 다채로운 전시가 열리고 있어 관람객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전시는 ‘사운드’가 주된 의미를 전달하는 매개체인 만큼 넉넉히 시간을 들여 작품을 관람하고 들으면 좋다.
특히 드라마 ‘정년이’·‘이두나’ 등 촬영지로 유명한 양림동 호랑나무가시언덕의 가을 풍경까지 더해져 전시 관람과 함께 여행을 만끽하기에도 손색이 없다.
광주 방문이 처음이 관광객을 위한 서비스도 제공되고 있다. 전시장 입구마다 설치된 카카오모빌리티 QR 코드를 찍으면 방문하고 싶은 다음 전시장까지 안내를 받을 수 있다. 구도심인 양림동 골목에서 길찾기에 어려움을 겪는 관람객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마리나 로젠펠드 作
◇공간을 잇는 소리풍경
본전시와 연결된 ‘양림-소리숲’은 ▲양림문화샘터 ▲포도나무 아트스페이스 ▲한부철 갤러리 ▲한희원 미술관 ▲양림쌀롱 ▲옛 파출소 건물 ▲빈집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 등 8개의 ‘판(공간)’에서 다양한 협업 작품과 소리 프로젝트를 만나볼 수 있다.
양림문화샘터 2층에서는 광주 출신 김자이, 김형숙 작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김자이 작가는 이곳에서 로즈마리, 바질, 민트 등 허브를 재배한 뒤 마을 카페에 음료 재료로 사용하는 친환경적 소비 대안을 제시한다. 김형숙 작가는 서로 다른 시기의 나주를 비교한 비디오 작업 ‘새로운 집(New Home)’을 통해 도시화와 그로 인한 갈등을 보여준다.
한희원미술관에서는 한국 전통 악기인 양금 악보를 서양식 오선보로 재구성하는 과정을 담은 김영은 작가의 비디오 ‘오선보 이야기’가 전시된다. 소리와 듣기가 특정한 역사적 맥락에서 인식되는 과정, 악보 번영 과정에서 잃어버린 소리를 다시 찾아가는 노력이 담겼다.
줄리앙 아브라함 ‘또가’ 作
광주의 핫 스폿으로 꼽히는 호랑가시나무언덕에 위치한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에선 작가 4명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에 설치된 줄리앙 아브라함 ‘또가’의 ‘바이오스포크(BIOSPOKE)’는 인터뷰, 내레이션, 사운드 구성과 어우러져 영화 속 소리의 역할을 탐구한다. 또한 6개의 발광 안테나와 4개의 스피커로 이뤄진 전형산의 ‘불신의 유예 #3; contact’도 설치됐다.
한부철 갤러리에 전시된 안젤라 블록의 ‘다이내믹 스테레오 드로잉 머신’은 전시장에 울리는 음악에 반응해 종이 위에 그림을 그린다. 음악 리스트는 광주비엔날레에 참여하는 작가들에게 ‘지금 당신의 내면에 어떤 소리가 울려 퍼지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후 받은 노래들로 선별됐다.
안젤라 블록 作
◇양림동서 만나는 5개국 예술
광주 양림동은 ‘양림-소리숲’ 전시 외에도 각국의 예술지향점을 살펴볼 수 있는 5개의 파빌리온이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덴마크·캐나다·폴란드·스페인·오스트리아 등 5개국의 현대미술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덴마크 파빌리온(씨움)의 ‘쇼케이스’에서는 자국에서 가장 유망한 청년 작가 4명의 작품을 마주할 수 있다.
폴란드 파빌리온(이이남 스튜디오)은 내적인 평화와 깊은 사유를 중시하는 ‘정적 쾌락’을 주제로 한다.
사단 아피프 作
캐나다 파빌리온(양림미술관)은 ‘고향과 또 다른 장소들’이란 주제로 광주 작가들과 캐나다 이누이트 작가들의 협업 작품을 전시한다.
오스트리아 파빌리온(이강하미술관)은 갤러리를 클럽으로 변모시킨 ‘클럽 리에종’을 선보인다.
스페인 예술(양림동 펭귄마을 공예거리 22동)의 ‘휴; 안방’은 전시장과 건축 디자인 사이의 대화, 물질주의적 접근을 통해 광주라는 도시에서 회복을 위한 공간을 탐색한다.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제15회 광주비엔날레 ‘판소리, 모두의 울림’은 본 전시관 이외에 양림동으로 전시공간을 확장해 도심 곳곳에서 현대미술을 만날 수 있도록 했다"면서 "아울러 본전시 이외에도 다양한 국가의 동시대 미술을 접할 수 있는 파빌리온도 밀집돼 있어 양림동을 중심으로 동시대 미술을 감상해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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