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12_무등일보_그날은 지금 어떤모습일까
그날은 지금 어떤 모습일까
이강하미술관 '서정적 순간,
그 이후…' 7월31일까지
5·18 간접세대 작품 통해
당시 기억 우리 삶·정서에
어떤 모습으로 발현되는지
평론글과 함께 살펴 '눈길'
박수만 작 '내면'
40년이 훌쩍 넘은 5·18은 이제 미래 세대로 향하고 있다. 아직까지도 진상이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래세대로의 오월전승이 중요한 시점. 이같은 상황에서 오월을 예술로 승화해 미래세대에 어떻게 전할 것인지 들여다보는 전시가 마련됐다.
80년 5월 광주에 있었지만 어린 아이였던 세 중진 작가들의 기억과 시간, 이를 토대로 한 그들의 작품을 통해 우리 삶에 비춰진 오월의 모습을 들여다본다.
이강하미술관은 오월특별전 '서정적 순간, 그 이후…'를 지난달 24일 오픈했다.
임남진 작 '연서'
이번 전시는 그동안 지역에서 펼쳐진 오월전과는 궤를 조금 달리한다. 오월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드러내기 보다 80년 5월 광주를 어렴풋 기억하는 작가들을 통해 이들의 삶과 창작에 있어 80년 5월 광주는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들여다보는 자리다.
전시에 참여한 박수만, 임남진, 표인부 작가는 지역의 중진 작가로 1980년 5월 당시 초등학생(당시 국민학생)이었다.
어린 시절이었기에 당시를 '집 앞으로 탱크가 지나갔다'거나 '학교에 가지 않아 좋았다'는 등 피상적이고 파편적으로 기억할 뿐이다.
이후 대학생이 되어 당시의 이야기를 접한 세 작가들은 치밀어 오르는 분노가 형성된 이들은 각각 사회운동으로서의 미술운동을 이끌기도 하고 사회적 참사와 연결해 이야기를 풀어내는가 하면 심연의 감정을 조금씩 간접적으로 드러내왔다.
표인부 작 '바람의 기억'
이번 특별전에서 임남진은 현재 선보이고 있는 '연서' 시리즈의 연장선상에서 오월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연서' 시리즈는 내면에 중첩되어 온 감정을 드러내는 작품으로 80년 5월이 그의 정서에 어떻게 스몄는지 또 그것은 다른 기억과 함께 축적되며 어떤 모양으로 화면에 나타나는지를 들여다 볼 수 있다. 작가는 지난 2020년 광주비엔날레가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메이투데이'에 참여해 구 국군광주병원에서 일상 안에서 오월을 탐색한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표인부는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등 오월 이후의 사회적 참사에 대한 감정과 기억을 풀어놓는다. 사건에 대해 명확했던 기억과 감정을 시간의 흐름 속 상징적 잔상, 상흔의 색채로 표현한다.
오월전에 이제까지 참여한 바 없는 박수만은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들이 살아가는 풍경을 원초적인 관점으로 담아낸다. 현대 민중의 삶을 보는 시선은 그의 기억 속 어렴풋한 오월의 정서를 느끼게 한다.
이강하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오월특별전 '서정적 순간, 그 이후…' 전시 전경
여기에 백기영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전 운영부장, 영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 학예연구사, 강선주 부산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가 각 작가와 매칭됐다. 모두 광주 바깥 지역의 인물들로 작가들로부터 광주의 오월이 어땠는지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작품을 함께 보며 광주라는 도시의 정서가 작품에 어떤 방식으로 풀어졌는지 평론의 글을 더해 관람자가 작가와 작품, 전시 기획의도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이선 이강하미술관 학예실장은 "세 작가 모두 오월 세대는 아니지만 이 사람들이 기억하는 오월의 모양은 어떤 이미지인지, 또 오월 정신과 역사, 시간이 작업 속에 어떻게 축적돼있을까 하는 물음에서 시작된 전시다"며 "그 다음 세대들이 오월을 기억하는데에 있어서는 다양한 방식이 존재한다는 것을 이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풀어냈다고 볼 수 있다.미래세대의 오월과 이번 전시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7월31일까지.
/김혜진기자 hj@mdilbo.com
/기사URL:http://www.mdilbo.com/detail/Sk5YK6/72239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