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글로벌 퍼포먼스를 만나다
퍼포먼스 아트 장르가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는 지역 여건에서 30여년 가까이 퍼포먼스 외길을 걸어온 김광철(글로벌메이킹아트네트워크 대표) 작가는 지난해 50일간의 세계 아트 투어를 진행했다. 퍼포머 박경화 작가과 방글라데시를 비롯해 체코, 그리스 등 유럽 6개국 등 7개국에서 40여차례가 넘는 공연을 이어간 그는 즉흥성과 자유로움이 특징인 장르 특성을 살려 각 나라의 상징적인 공간, 길거리, 박물관과 미술관, 작가의 집 등에서 관람객을 만났다.
두 작가는 개인&콜라보 공연을 비롯해 현지 작가들과의 협업을 진행하면서 광주 퍼포먼스 역량을 보여줌과 동시에 자연스레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었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 이외에도 수년 동안 해외 공연을 진행하며 많은 작가들과 교류할 수 있었던 김 작가는 광주에서 글로벌 퍼포먼스 아트 프로젝트 진행을 꿈꿔왔고 이번에 결실을 맺었다.
글로벌메이킹아트네트워크가 주최하는 ‘글로벌아트투게더: 마주보다(Global Art Together: Face to Face) ’프로젝트가 오는 20일부터 25일까지 광주에서 열린다. 남구 이강하미술관(21일), 궁동 예술의 거리(22일), 양림동 호랑가시나무 일대(24~25일)등 지역 곳곳을 공연 공간으로 활용하는 기획으로 유럽과 북미에서 활발히 작품활동과 기획을 하고 있는 큐레이터와 아티스트를 초청했다. 침가자는 이탈리아, 독일, 네덜란드, 핀란드, 미국, 한국 등 6개국 아티스트와 큐레이터 10명이다.
핀란드 탐페레에서 매년 국제적인 아트페스티발인 ‘퍼포먼스피에스타’를 열고 있는 큐레이터이자 아티스트 사미 마알라손, 미국 뉴욕에서 전문 퍼포먼스아트 갤러리 ‘Grace ExhibitionSpace’를공동 운영하는 큐레이터 질 맥더미드와 에릭 호카손, 스페인과 서유럽에서 활동하는 독립큐레이터 프란세스카 카롤롤라 등이며 한국 퍼포먼스 아티스트 문재선과 이산(정문성)을 초대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세계 각국 아티스트들이 펼치는 라이브 퍼포먼스 아트를 선보이며 세계 각지에서 열리는 다양한 문화예술이벤트와 페스티벌 등 유익한 정보를 나누는 세미나가 열린다. 특히 국지적인 예술 나눔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국가 경계를 넘나드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과 퍼포먼스아트 아카이브 전시가 열리며 시민들이 교류의 주체가 돼 참가자들과 교감할 수 있는 ‘프랜드 멤버쉽 33’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2019년 광주문화재단 지역협력형 교류지원사업에 선정돼 열리는 이번 프로젝트는 ‘예술의 사회적 역할이란 무엇인가’, ‘현 시대에서 예술이 가질 수 있는 새로운 비전과 가치는 무엇인가’라는 주제에서 출발했다.
특히 이 프로젝트는 2021년과 2022년 유럽 대륙에서 전 세계 아티스트와 큐레이터들이 참여해 진행되는 ‘무빙뮤지엄:홍익인간 (Moving Museum for the People)’ 프로젝트 실행을 위한 전초전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예술로서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한다’는 의미를 담은 ‘무빙뮤지엄:홍익인간’은 국가와 대륙의 경계를 넘어 세계가 하나의 지구촌임을 인식하며 기획된 한국 주도의 글로벌 프로젝트다.
김광철 작가는 “신체와 정신이 상호 조합된 순수예술장르로서 ‘퍼포먼스아트6(신체미술)’가 갖는 교감과 소통에 대한 가능성을 예술가들의 표현을 통해 철학적 사유로 시민들과 함께 나누려 한다”고 말했다.
광주일보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