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40주년 기념 오월미술제 ‘직시(直視), 역사와 대면하다’
40년 질곡의 역사, 미술로 경계 넘고 상생의 길 모색
광주민미협·큐레이터 김선영…첫 외부 협업
내달 1일부터 24일까지 3개 공간서 선봬
광주·담양·울산 갤러리 12곳 연대전시
다음달 9일 미로센터서 학술세미나도
문서현 ‘주먹밥의 꿈_부분컷’<오월미술제 추진위원회 제공>
1980년 5월 광주를 목격한 미술인들은 걸개그림을 내걸고 목판화를 수차례 찍었다. 평범한 시민들에게 자행됐던 국가폭력의 민낯을 미술이라는 도구를 활용해 생생하게 전해 왔다. 당시 미술인들이 염원했던 민주화의 열망, 광주의 아픈 역사는 광주민주미술인협회(민미협)가 매년 여는 ‘오월전’을 통해 그 맥을 이어 왔다.
또 다시 찾아온 5월이다. 올해로 40돌을 맞은 5·18민주화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광주민미협이 새로운 시도를 한다. 그동안 자체적으로 운영해 오던 ‘오월전’을 ‘오월미술제’로 이름을 바꿔 더욱 확장시키기로 한 것. 외부의 기획자가 총괄책임 큐레이터를 맡는 것 뿐 아니라 협회 소속이 아닌 작가들 뿐 아니라 외국 작가들도 초청해 미술로 연대하는 자리를 만든다. ‘민중미술’이라는 씨앗을 통해 광주 미술인들이 하나가 되는 장이 마련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오월미술제 추진위원회(위원장 박태규 광주민미협 회장·책임큐레이터 김선영)는 다음달 1일부터 24일까지 ‘오월미술제’를 연다. ‘직시, 역사와 대면하다’를 주제로 열리는 이 전시는 광주지역 내 3개 공간에서 3부로 진행된다. ‘오월미술제’는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장소로서의 상징성이 강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과 금남로 일대에서 이뤄진다. 5·18민주화운동 40주년과 이 시대의 예술적 실천의 문제에 대한 고민이 맞닿아 민주화 정신과 시대정신을 담아내기 위해 기획됐다. 전시에는 광주 작가 47명, 인도네시아 작가 2명, 필리핀 작가 1명 등 총 50인의 작가가 참여한다. 각 연령대의 작가들은 ‘오월정신’을 바탕으로 표현한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강태회 ‘무명열사의 진혼비’
먼저 1부 전시는 다음달 1-12일 ‘역사적 진실과 재현의 생명력’이란 주제로 광주시립미술관 금남로분관에서 이뤄진다. 기록과 상징 그리고 재현을 통한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 2부는 ‘현재 속에 살아 있는 오월’을 주제로 다음달 9-19일 동구 미로센터 무등갤러리에서 열린다. 동시대 여전히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되는 사회문제에 대한 비평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비슷한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는 아시아 국가 중,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작가의 작품이 초청됐다.
하승완 ‘성전 정화’
3부는 ‘지금 여기, 경계 너머’를 주제로 다음달 9-24일 ACC 문화창조원 복합6관에서 열린다. 함께 나아고자 하는 연대의 의지, 이름 없는 무명 열사들을 비롯한 많은 희생자를 기리는 염원과 오월정신의 확장과 승화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3개 공간에서의 전시 이외에도 광주, 담양, 울산지역의 갤러리 12곳에서도 연대전시*를 열어 눈길을 끈다.
전시와 연계한 학술세미나도 다음달 9일 오후 2시 미로센터 극장1에서 ‘연대와 상생, 경계너머’란 주제로 열린다. 양초롱 해동문화예술촌 총감독이 기획한 이 세미나는 미술계와 학계의 상생을 통한 연구를 목적으로 한다. 김선영 큐레이터는 “전시는 오월정신을 기반으로 현대사회에 노출돼 있는 여러 미시저항들과 연대하며 보다 나은 삶을 추구하고자 하는 이 시대 미술인들의 메시지를 통한 연대의 의지와 함성이 녹아 있다”며 “이를 위한 예술의 역할, 본질에 대한 진중한 성찰의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한다. 한편, ‘코로나19’ 여파로 전시는 온라인(http://mayart518.creatorlink.net)으로도 개막한다.
*연대전시공간 : 5·18민주화운동기록관, 광주여성재단 여성전시관, 남도향토음식박물관, 갤러리생각상자, 양림미술관, 예술공간집, 울산민미협, 은암미술관, 이강하미술관, 해동문화예술촌,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 bhc 갤러리 27번지
/정겨울 기자
<기사 URL : http://www.kjdaily.com/read.php3?aid=15881501485090660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