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20201214_광남일보_지는 경자년 아쉬움 미술작품 보며 달래볼까
작성일자 2020-12-15

[광남일보]

지는 경자년 아쉬움 미술작품 보며 달래볼까 

코로나19 여파 속 볼만한 연말 전시
'마음 조각' 퀼트로 만든 터널서 사회쟁점 환기 주목
생태환경 성찰·사라진 광주 모습 추억·亞작품 선봬


 


설박 작가의 6폭 병풍 ‘산山,수水’(이강하미술관 ‘신진작가 지원’ 선정 기획전)


 

 코로나19 감염자가 1000명을 넘어서는 등 좀처럼 확산세가 꺾이지 않아 염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문화예술 행사들은 경자년 하얀 쥐의 해가 기울고 있는 연말을 맞아 한해를 되새기는 한편, 더 풍성한 내용으로 관람객들에 손짓하고 있다.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심각해지면 외출마저 어려워지겠지만 이런 국면에서도 알찬 내용으로 진행 중인 유익한 전시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아직은 미술관이나 갤러리가 운영 중이어서 예약을 하지 않고 전시를 관람하거나 미리 예약을 하면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한동안 다른 예술장르처럼 어려움을 겪었던 전시가 시내 곳곳에서 다채롭게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삶이 들쭉날쭉 돼 지친 시민들이 가는 한해를 달래며 예술적 갈증을 풀 수 있는 몇몇 전시들을 정리, 소개한다.


 먼저 최근 코로나 19 확산으로 전 세계가 최고의 질서인 자연에 대해 다시 주목하기 시작한 가운데 지구촌 생태와 환경 및 기후의 소중한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된다. 지난 8일 개막, 2021년 3월31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 분관 하정웅미술관 2층 전시실에서 열릴 ‘생태조감도’展이 그것으로, 광주를 연고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개성강한 젊은 작가들인 김신윤주 김안나 문선희 박소연씨 등 네 명의 작가가 설치와 영상, 사진, 회화 등 20여 점을 출품했다. 특히 작가 김신윤주의 작품 ‘하나의 마음’(ONE HEART)는 발길을 붙잡는다. 이 작품은 마음이라는 무형의 소재로 사회 구성원이 직접 사회적 치유를 만들어내는 것에 초점을 두고 수많은 개별 참여자, 지역 공동체,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으로 진행됐다. 민주화와 시민군, 5·18민중항쟁 등 지난 7년여 동안 셀 수 없는 많은 사회적 쟁점들을 주제로 각 사회의 구성원들과 제작한 ‘마음 조각’ 퀼트들을 연결해 터널을 지나는 듯한 구성으로 완성했다.




 


김설아 작 ‘아홉 개의 검은 구멍, 소문’(Nine Dark Openings, Rumor·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이퀼리브리엄’전) 

 

 전시장에 가면 1층 전시실에서 진행중인 소장작품전 ‘파리로 간 예술가들’전을 함께 할 수 있다. 이 전시에서는 이응노 김흥수 박서보 이우환 김창열 화백 등 23명의 회화작품 50여점을 감상할 수 있다. 이어 광주신세계갤러리는 지난 11일 개막, 2021년 1월19일까지 광주신세계백화점 1층 신세계갤러리에서 연말기획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시간이 흘러 지금은 볼 수 없는 광주의 모습과 골목에 담긴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을 조우할 수 있다. ‘또 다른 광주’라는 타이틀로 열릴 이번 전시는 팬데믹 시대 외부이동이 힘든 현실을 반영해 우리가 살고 있는 광주를 주제로 지역작가들의 사진과 회화, 영상, 설치 등 작품 30여 점이 출품됐다.  이번 전시는 익숙한 도시였던 광주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동시에 이제는 시간 속에 사라진 광주의 모습을 다시 추억할 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됐다. 우리가 현재 거주하는 도시의 다양한 풍경에 담긴 정서와 문화, 그리고 광주의 진산(鎭山)인 무등산의 자연과 벗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통해 자연과 도심 속에서 생활하는 우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 현재, 미래 광주에서의 삶을 반추해볼 수 있다. 참여작가로는 김영태 김자이 노여운 박인선 박일구 안희정 양나희 이세현 이이남 임남진 정승원 조정태 하루.K 등이다.


 또 이강하미술관은 ‘신진작가 지원’ 선정 기획전을 지난 11월3일 개막, 2021년 1월30일까지 ‘불가능을 통해 약속된 가능성’이라는 타이틀로 진행한다. 이 전시는 올해 국립현대미술관과 전국국공립미술관 신진작가 발굴 기획 공모사업에 선정돼 열리게 됐다. 이 전시에는 설박 하도훈 김자이 이조흠 정유승 정덕용 작가 등이 작품을 출품해 선보이고 있다.


 


김신윤주 작 ‘하나의 마음 ONE HEART’(하정웅미술관 ‘생태조감도’展)


 

  이중 설박 작가의 6폭 병풍 ‘산山,수水’는 각각 작업년도가 다른 작품들을 이어붙여 하나의 작품을 이루고 있다. 지그재그로 설치된 병풍은 평면에서 벗어난 확장된 산수를 제시한다. 먹으로 염색한 화선지를 산의 형태로 조각 조각 찢고 중첩시켜 검고 짙은 산세를 만들었다.  또 정유승 작가의 ‘55만2천8백9십원’은 미술학 학사 이상의 경력에 근거해 호당 가격을 항목별로 뽑아 작품가를 제시했으며, 가격표를 부착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예술작품의 가격과 미술시장에 대한 의문으로부터 시작됐다. ‘55만2천8백9십원’은 오일 파스텔로 채워진 본인의 평면 작품가격을 나타낸다. 작품에 항목별로 소요된 예산이 명기된 가운데 판매가가 부착돼 있다.  이 전시는 내년 2월경부터 담배공장 건물을 리모델링한 서울 문래동 소재 대안공간 스테이스 나인에서 3주 정도 전시를 다시 열 예정이다.


 이외에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아시아문화원은 작가들이 경험한 과거 환경을 통해 정치와 연관된 환경의 현재를 들여다보고 치유를 모색하는 ‘이퀼리브리엄’전을 지난 11월20일 개막해 2021년 3월14일까지 전당 복합 3, 4관에서 열고 있다. 전시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대만, 한국 등 11명(팀)의 아시아 작가 작품을 소개한다. 주제인 ‘이퀼리브리엄’은 생태계에서 종의 종류와 수량이 항상 균형을 이루는 상태를 뜻한다.


 


임남진 작 ‘Still Life_Bleu’(신세계갤러리 연말기획전)


 

 4개 부문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소리로 장소의 모습을 담아내는 사운드스케이프 작품들로 구성된 섹션 1은 ‘개인의 과거 기억 속 환경’에 주목한다. 이어 섹션 2와 섹션 3에서 비교 고찰하는 작품들은 환경과 관련된 축적된 개인의 기억이 어떻게 사회의 역사와 연결돼 있는지를 살핀다. 섹션 2, 3에서 소개하는 백정기 작가는 ‘자연사박물관: 태반류’ 작품을 시민 참여로 완성했으며, 김설아 작가는 환경 문제로 떠날 수밖에 없었던 여수 중흥동의 폐허 속 보잘 것 없는 재나 벌레들의 꿈틀거리던 움직임에 주목했다. 마지막으로 섹션 4는 환경을 통한 치유, 미래 비전과 상상의 세계를 담은 작품들을 소개한다. 참여작가로는 국내에서 의재 허백련 김준 유지수(한국·미국) 김설아 백정기 장전프로젝트(장준영&전지윤)의 작품이 출품됐고, 해외에서는 대만에서 라일라 친후이판(Laila Chin-Hui FAN) 케친위안(KE Chin-Yuan) 첸첸유(CHEN Chen Yu), 베트남에서 응우옌 우담 트랑(UuDam Tran NGUYEN), 인도네시아 물야나(Mulyana) 등의 작품이 선보이고 있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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