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남일보]
‘오월 광주정신’ 계승…미술인들 연대 나선다
5·18항쟁 41주년 기념 ‘2021 오월미술제’
미얀마 연계·시민참여 설치미술·오월길 걷기 진행
광장 릴레이 토크·스탬프 미술순례…연대 전시도
'80년 5월 광주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미술인들의 연대 행사 ‘2021 오월미술제’가 열린다. 사진은 옛 전남도청 전경.
5·18광주민중항쟁 제41주년을 맞아 오월의 공동체 정신과 그 가치를 되새길 문화예술행사들이 잇따라 펼쳐진다. 이런 가운데 ‘오월’의 상징성을 십분 살리면서 갈수록 희박해져가는 1980년 5월 광주항쟁과 영령들의 희생을 추모하며 이를 계승하기 위한 미술인들의 예술 정신을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광주·전남작가회의 오월문학제처럼 오월이라는 명칭을 행사명으로 활용해 오월미술제추진협의회(회장 박태규) 주최, 광주민미협(민족미술인협회 광주지회) 주관으로 열릴 ‘2021 오월미술제’가 그것으로, 지난해부터 관련 행사들을 연대해 열리고 있다.
‘오월미술’이 하나의 축제 같은 행사로 열리기 시작한데는 19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광주민미협의 전신인 광미공(광주전남미술인공동체)에 의해 그해 10월 민중미술이 전시행사로 구체적 윤곽을 드러냈다. 이후 민중미술은 광주민미협이 바통을 이어받아 주축을 이루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오월미술제에 앞서서는 광미공이 ‘오월전’을 창설해 매년 오월을 맞아 기념 전시를 열어왔다. 오월전에는 광주 전역에서 펼쳐지는 항쟁관 관련 작품들이 선보인 가운데 오월항쟁에 관한 리얼리즘이 주된 정조를 이뤄왔다는 설명이다. 오월미술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전의 발자취인 오월전에 대한 이해가 요구된다.
| 18일까지 무등갤러리에서 진행되고 있는 ‘오월, 봄’ 전시 전경. |
올해 오월전은 서른세번째를 맞아 ‘오월, 봄’(큐레이터 이현남)이라는 타이틀로 지난 7일 개막, 오는 18일까지 무등갤러리에서 열린다. 이 전시에는 광주를 비롯한 전국의 민미협 회원들 그리고 청년작가 및 해외 작가 등 총 30명의 작가들이 출품했다. 참여 작가들은 개인의 다양한 시각으로 지난 5월에 대한 아픔은 물론, 환경과 인권문제 및 언론개혁 등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재해석해 화폭에 투영하고 있다. 범현이 큐레이터(오월미술관 관장)는 “오월미술제는 오월정신을 연대와 상생으로 구현하고자 했다. 오월 정신은 나눔과 함께 하는 대동세상이었다”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 이념과 행동 사이의 경계와 간극을 허물고 오월 정신을 함께 계승함과 동시에 새로운 미래세대에 대한 희망적 메시지를 전하는 것에 그 뜻이 있다”고 말했다.
이 전시에 앞서 지난 4월 30일 개막돼 오는 6월 30일까지 예정된 5·18광주민중항쟁 제41주년 기념 특별전인 ‘비단길: 물질은 존재하지 않는다’전이 먼저 오월미술 행사 문을 더 일찍 열었다. 이 전시는 시민군 출신 고 이강하 화가의 회화와 퍼포머 신용구씨가 협업한 실험적 작품이 출품돼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특별전 형태의 연계전시들이 본 행사에 한발 빨리 서막을 열어 젖혔다.
올해 오월미술제는 ‘오월정신 세대와 국가의 경계를 넘어 아시아 평화를 그리다’라는 슬로건으로 15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다. 행사는 ‘오월 봄, 혁명을 위하여’, ‘길이 되는 사람들’, ‘오월길 걷기’ 등으로 구성된다. ‘오월 봄, 혁명을 위하여’는 15일부터 30일까지 5·18민주광장에 야외전시를 위한 아트홀을 조성한다. 미얀마 작가들의 작품과 전국작가들이 함께 꾸미는 연대 전시로 아크릴로 출력한 작품이 설치된다. 1980년 5월과 미얀마 민주주의 간 연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어 ‘길이 되는 사람들’은 16일부터 27일까지 망월동 민족민주열사 묘역에서 시민들과 함께 한 설치미술을 선보이며, ‘오월길 걷기’는 연대 전시 참여작가를 주축으로 옛 전남도청 야외전시장에서 출발한다. ‘오월길 걷기’는 23일 오후 2시 옛 전남도청과 금남로 주변의 오월길 사적지를 찾아 걷게 된다. 연대 전시 참여작가들이 시민들을 대상으로 20분씩 대화에 나설 ‘광장 릴레이 토크’ 시간도 19일 오후 진행된다.
올해 연대 전시로는 5·18기념문화관을 비롯해 광주여성전시관 허스토리, 양림미술관, 오월미술관, 무등갤러리 등에서 다채롭게 진행된다. 김화순 광주민미협 사무국장은 “오월미술제는 연대한다는데 큰 뜻이 있지 대표격인 전시 행사가 따로 있지 않다. 모두가 대표다. 연대 전시는 감독이나 큐레이터가 있을 수 있지만 전체 오월미술제는 감독이나 큐레이터가 없이 진행된다”면서 “그동안 3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만큼 성과를 가지고 지역 전체를 망라해 오월미술제를 같이 한다는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시장에 들러 가이드북에 있는 스탬프를 다 채워오면 선물을 받을 수 있는 ‘스탬프 미술순례’도 운영된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기사 URL : http://www.gwangnam.co.kr/read.php3?aid=16208074583859810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