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20210802_전남일보_이선의 큐레이터 노트 21화 <우리의 자유롭고 청량한, 더 큰 첨벙>
작성일자 2021-08-03


[전남일보 문화칼럼]


이선의 큐레이터 노트 제21화
<우리의 자유롭고 청량한, 더 큰 첨벙>







이선의 큐레이터 노트 제21화
<우리의 자유롭고 청량한, 더 큰 첨벙>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중 뜨거운 여름이 8월의 시작을 알리며 우리 곁에 머무르고 있다. 매년 기후 온난화 문제로 폭염의 기록이 깨어지는 순간을 우리는 어떻게 환경과 지구를 해하지 않고 현재를 그리고 미래를 살아가야 하는 걸까? 여름 휴가 절정의 시기이지만 집 밖을 나서는 것이 좀처럼 쉽지 않는 지금, 우리는 또 다른 의미의 휴가를 선택해야만 했다. 넷플릭스(Netflix) 안, 책 속, 그림 너머의 문화·예술적 내적 환기(換氣)를 위한 여행 그런 메시지와 아주 잘 어울리는 작가를 떠올려 보았을 때 가장 먼저 혹은 Top 3 안에 손 꼽히는 현대미술작가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이며 그 중 '수영장 시리즈' 의 작품들이다.

2019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아시아 대규모의 첫 전시회를 개최한 데이비드 호크니는 국내 전시 중 가장 성황을 이룬 대표적인 전시회의 예술가라 할 수 있다. 20세기 영국의 영향력 있는 최고의 작가다. 2018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는 생존 예술가 중 세계 최고 경매가 9030만 달러 약1018억원에 된 작품 '예술가의 초상Portrait of an artist, 1972년' 의 작가이기도 하다.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는 1937년 영국 출생의 팝 아티스트이자 무대연출가로 시시각각 변화하는 도시의 문제와 사회 정보, 유행적 문화를 나름의 섬세한 방식으로 직감하며 시각예술 영역으로 끌고 들어왔다. 그리고 기존 시각예술(회화)이나 팝 아트에서 작품의 다양한 '바라보기' 방식을 대중의 감정 개입 영역으로까지 확장하며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그의 이러한 다양한 각도에서 대상을 묘사한 점에 있어서는 대표적인 입체주의 미술가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b.1881~d.1973)' 의 영향이 엿보인다는 평가도 있다.



David Hockney데이비드 호크니 '서울시립미술관 포스터' 이미지_2019.

"예술에서 '본다는 것'의 새로운 방식은 새로운 느낌을 가진다는 것이다. 이 둘을 분리할 수 없다. 시간 없이 공간이 있을 수 없고, 공간 없이 시간이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데이비드 호크니. 호크니는 자신의 성적 성향 때문에 당시 보수적이었던 영국을 벗어나 미국으로 이주하게 되었고, 이후 자신의 성향을 숨기지 않고 더 자유롭고 적극적으로 작업 안에 표현하게 되었다. 특히 미국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로 정착하면서 제작하기 시작한 '수영장 시리즈' 작품이 잘 알려져 있는데, 날씨가 따뜻한 미국 캘리포니아의 풍경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것이라고 한다. 1960년대 추상미술이 유행이었던 시기, 보여주었던 호크니의 '수영장 연작' 은 밝고 청량한 푸른색 색감과 수영장 물을 그만의 독특한 질감 표현이 특징으로 '물은 훑어 볼 수도 있고, 꿰뚫어 볼 수도 있고, 물질로도, 표면으로도 표현할 수 있는 존재이다.' 고 자신이 물을 그리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설명하기도 했다. 무형적 '물' 그리고 '파랑색'의 느낌을 감각과 추상적 표현으로 시각화하고 자유를 상징 담아 눈 깜짝 할 새 흘러가고 사라지는 '물'의 성질을 캔버스 안에 다양하면서 영원히 멈추고 머무르게 함에 있다는 것이다.


David Hockney데이비드 호크니-예술가의 초상Portrait of an artist_arcylic on canvas_©wikipedia.org_1972.

푸르른 청량함으로 가득한 '수영장 연작' 속 자기의 성 정체성을 직·간접적으로 표현하고 수영장 주변에 여성이 아닌 '남성'을 성적 대상화 한다는 점에서 남성의 나체가 많이 등장한다는 것이 호크니 만의 작업 특징이다. 그리고 뜨겁게 내리 쬐는 강렬한 햇볕 사이로 수영장 물속의 일렁임의 표현을 다양한 방법으로 구현한 것이 바라보기의 대상들에게 그림을 보는 재미와 첨벙이는 물장구 그 이상의 시원함을 우리에게 선사해준다.


David Hockney 데이비드 호크니-A Bigger Splash더 큰 첨벙_acrylic on canvas_1967_©David Hockney photo, ©Tate London_2017

그 중 대표작 'A Bigger Splash 더 큰 첨벙'은 '다이빙 직후의 순간을 담고자 했으나, 그 순간은 찰나이기에 물살을 표현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고 그는 설명했다. 사람은 하나 없고, 그림자 조차 숨어버린 화면 속에서 일어난 결정적 다이빙 순간을 통해 바라보는 관객들에게 시원함을 선사한다. 수영장, 건물과 야자수 나무, 다이빙대까지 모두 직선으로 이루어진 캔버스 구도 안에서 오직 '물'의 형상만이 곡선으로 이루어지며 일상적 허무하고 건조함 외로움을 배경과 대비적으로 물속으로 사라져버린 누구가의 자유로움과 해방감을 상상하도록 함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라 하겠다.


David Hockney 데이비드 호크니-Sunbather 일광욕하는 사람_1966

올해 85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작업을 이어가며 끊임없이 자신의 예술을 실험해 나가는 '데이비드 호크니'. 최근 그가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 지역이 코로나19로 봉쇄되면서 격리된 생활을 하는 중 루이지애나 미술관(Louisiana Museum of Modern Art) 계정을 통해 공개한 '아이패드 작업(Ipad drawing)' 과 희망의 메시지 "Do remember they can't cancel the spring. (그들이 봄을 취소 할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하라.)" 가 화재가 되었다.


David Hockney데이비드 호크니-Pool and Steps, Le Nid du Duc_1971


David Hockney데이비드 호크니-Picture of a Hollywood Swimming Pool_1964

그 끝을 알 수 없는 답답한 코로나 시대의 마음대로 여행을 떠날 수 없는 지금, 더 자유롭고 시원한 데이비드 호크니의 수영장 작품 속으로 '더 큰 첨벙'을 기대한다.

/글 이선 광주남구이강하미술관 학예실장

/기사 URL : 이선의 큐레이터 노트 21> 우리의 자유롭고 청량한, 더 큰 첨벙 - 전남일보 (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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