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세대에 걸친, 지역을 대표하는 작가들이 지난해 외부 전문가와 매칭돼 자신의 작업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고 새로운 발견을 갖는
시간을 가졌다. 이를 통해 터닝포인트를 얻게 된 작가들이 새로운, 혹은 변화를 가미한 작업을 구현해냈다.
남구 이강하미술관이 전시 '생동하는 기억, 감각의 은유'를 5월 8일까지 연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이 지역미술관에 지원하는 사업인 '공립미술관 추천작가-전문가 매칭'의 결과전이다. 지난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소규모의 공립미술관으로는 이례적으로 해당 지원 사업에 선정된 이강하미술관이 지원과는 별개로 자체 기획한 전시다.
조정태 작가 작품. 왼쪽부터 '누군들 그렇치 아니할까?' '별이 된 사람들-귀천'
지난해 지원 사업은 나이와 성별을 초월해 지역을 대표하는 작가 4인 김주연, 조정태, 권승찬, 김설아를 선정해이들의 포트폴리오와 인터뷰,
연구 자료를 토대로 국내 전문가를 매칭해 이뤄졌다.
각각의 작가는 이윤희 수원시립미술관 전시과장, 김종길 경기도미술관 학예팀장, 박동시 성남아트센터 전시팀장, 마동은 대구미술관
전시팀장과 연결돼 5월부터 11월까지 워크숍 등을 가졌다.
전문가 그룹은 각각의 작가를 연구하고 이를 토대로 평론글을 작성, 11월 국립현대미술관서 결과 공유회를 가졌다.
이 결과물은 지난 12월 자료집으로 발간돼 각각의 문화예술 기관 등으로 배포됐다.
이번 지원사업은 작가들에게는 자신의 작업 세계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또다른 단계로 확장하는 터닝포인트가 된다는 점, 평론글로 하여금 전국적으로 이들의 작업 세계를 소개할 수 있다는 점, 전문가 그룹과의 매칭을 통해 이들과의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이같은 의미는 이강하미술관이 지난해 공립미술관으로는 '도전'처럼 여겨졌던 국립현대미술관의 지원 사업에 도전했던 목적이기도 하다.
권승찬 작 '완성은 허무하고, 높은 것은 불안하다'
실제 네트워크 형성과 관해서는 가시적 성과를 얻기도 했다. 이강하미술관은 성남아트센터와 MOU를 예정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작가교류
전시를 계획하고 있다. 권승찬 작가 역시 성남아트센터에서 열리는 하반기 전시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성과를 얻은 이번 사업은 지난해 자료집이 발간되며 마무리됐지만 이강하미술관은 평론글에서 발췌한 키워드로 전시를 기획했다.
이번 매칭을 통해 작가들이 얻은 바를 구현할 수 있는 통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담겼다. 각각의 키워드는 김주연은 '감각', 조정태는 '기억',
권승찬은 '생동', 김설아는 '은유'다.
조정태, 권승찬 작가는 신작을 출품했다. 조정태 작가는 가로 450m의 대작을 새로 작업해 선보이며 권승찬 작가는에스키스로만 가지고 있던
상호작용형 작업을 실제로 구현해냈다. 김주연, 김설아 작가는 기존의 작업을 재구성해 선보인다.
권승찬 작 '그을음'
이선 이강하미술관 학예실장은 "평론글을 받고 끝내는 것이 아쉬워 글을 통해 얻은 것을 바탕으로 전시를 구성했고 작가들도 작업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에, 터닝포인트가 됐다는 것에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며 "적게는 10년, 많게는 30년 이상 작업한 세대 스펙트럼이 넓은, 지역을
대표하는 작가들로 이들의 작품을 한 군데서 만나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월요일은 휴관.
/김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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