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1980년대 민주화운동 당시 미술운동에 쓰였던 기법인 판화. 강렬한 표현을 통해 강력한 메시지 전달 효과를 누리고 빠른 시간 내에 많은 유인물을 찍어낼 수 있었던 기법이다. 민주사회를 이룬 후 당시 판화를 통해 민중미술을 전개해왔던 작가들은 일상 속 자연 풍경을 담아내며 또다른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5·18민주화운동 42주년 특별전 '푸른 기억, 미래의 현장'이 이강하 미술관에서 7월 30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분단이 된 우리나라 현재 풍경을 이야기하는 자리로 목판화 작품 16점으로 이뤄졌다. 현대 목판화 작가 김준권, 정비파, 김억, 손기환, 류연복의 작품들과 80년 당시 시민군 활동을 했던 지역 작가 故이강하의 작품들이 관객들을 만난다. 광주 무등산부터 파주 DMZ까지의 풍경들이 예술가들의 시선으로 담겼다.

김억 작 'DMZ'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민주화를 부르짖던 1980년대 민중미술가로 사회변혁운동에 앞장선 이들이다. 당시 이들의 작품은 총과 칼, 탱크 등이 담기는 등 다소 과격했다. 이후 평화로운 일상을 찾은 이들은 지리산, 백두대간 등 자연 풍경을 판화로 담아냈다. 총과 칼을 그리던 이들이 자연 풍경을 소재로 삼은 것이 다소 의아하게 비칠 수 있으나 이들은 이를 통해 앞으로 살아가야할 날들을 바라봐야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민주화를 이뤘으나 아직 우리는 한반도를 되찾지 않았다는.

이선 이강하미술관 학예실장은 "작가들은 시대적, 사회적 상황을 알고 바라본 우리나라 풍경은 또다른 의미를 줄 수 있다 생각했고 작품을 통해 분단이 된 우리나라의 현재 풍경들을 이야기한다"며 "다양한 시선과 방식으로 역사를 기록하는 것은 가장 큰 숙제로 5·18 이후 세대들이 당시를 역사의 한 장면이 아니라 미래의 광장이자 현장으로 여겼으면 하는 바람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강하 작 '독수리'

이번 전시는 연계 활동도 운영된다. 지역서 목판화 전시가 더욱 대중적인 자리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마련한 전시인 만큼 가족과 어린이 관람객이 판화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상설 체험부스를 마련했다. 미리 제작된 스탬프를 활동지에 찍어보며 판화 기법을 알아가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