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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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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3_현대불교신문_은둔 속 만났던 사찰풍경, ‘또 다른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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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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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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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불교신문]
‘이강하 : 또 다른 세계’ 展
이강하미술관 2월 2일~3월 23일
80,90년대 대표연작 ‘脈(맥)’ 13점 전시
‘발’ 통해 전통의 ‘감춤의 미학’ 표현해
광주민주화운동 참여, 5·18 민주유공자
위로받았던 불가적 풍경을 작품 소재로
맥_90.9×116.7cm_Oil on canvas_1983
우리 전통 단청의 색깔인 오방색과 불가적 풍경을 서양화의 재료인 캔버스에 오일로 그려낸다면 어떤 느낌일까. 이강하미술관(광주광역시 남구)이 2월 2일부터 3월 23일까지 개최하는 2023년 소장품전 ‘이강하 : 또 다른 세계’ 展에서 만나볼 수 있다.이번 전시는 이강하(1953~2008) 화백의 1980~1990년대 대표 작품인 연작 ‘脈(맥)’으로 구성된 특별전으로, 전시되는 작품은 미공개 5점을 포함해 13점이다.2018년 개관한 이강하미술관은 그동안 이강하 화백에 대한 연구와 작품세계를 현대적 관점에서 전문 평론가들과 대중이 다양한 해석과 관점을 제시하고 재조명하는 소장 작품 전시를 추진해 왔다. 이 화백의 시각예술적 지평을 더욱 넓히기 위한 이번 전시의 작품에는 ‘회화-이미지 세계, 이미지 안의 또 다른 진실’에 닿고자 했던 이 화백의 철학과 정신이 담겨있으며, 이 화백이 가장 불운했던 30대 시절에 광주민주화운동을 겪으며 남겨진 시대의 기억과 상처 안에서 민주주의와 자유의 민족적 혼을 찾고자 했던 몸부림이라고 할 수 있다.이번에 전시되는 작품 속에는 공통적으로 ‘발’(가늘고 긴 대나무로 엮어 만든)이 등장한다. 발을 경계로 불상이나 사천왕, 문수동자 등을 보이는 쪽과 보이지 않는 쪽에 나누어 배치했다. 발로 인하여 작품은 우리민족 전통의 ‘감춤의 미학’과 더불어 신비스러운 시각 효과를 보인다. 발 뒤로 불상이나 사천왕 등을 섬세하게 그려 극사실적 효과를 보이면서 발을 통해 감추어진 전통문화와 사상을 은유적으로 담아내고 있으며, 작품 전반에 보이는 채색은 우리 전통 단청에서 볼 수 있는 오방색이다. 불교적 세계관과 샤머니즘적 정서를 보이고 있는 작품은 오랜 시간 수행하듯 그려낸 설득력과 집념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이강하 화백은 1970년부터 남도 사람들의 애환과 한국미술의 정체성에 대한 탐구를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그의 미적 탐구는 1980년 조선대학교 미술학과 재학시절에 증폭된다. 하지만 이 화백은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으로 참여하게 되고 2년여 동안 지명수배자가 된다. 이후 이 화백은 지명수배자 신분으로 전국의 사찰을 전전하며 은둔생활을 하게 된다. 그의 삶에서 가장 어두웠다고 할 수 있는 그 시절에서 이 화백이 마주했던 전국의 자연풍경과 오방색의 단청을 비롯한 사찰풍경은 이 화백의 지친 심신을 치유함은 물론 자유와 평화를 상상하게 하고 또 다른 사상적 세계를 연결하는 새로운 통로가 되었다.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이후 많은 한국 구상계 작가들은 ‘무엇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문제를 두고 많은 고민을 해왔다. 현실과 자신의 역사적 경험 사이에서 자신만의 작업을 리얼리즘으로 구현시켜야 했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의 테마인 ‘脈(맥)’ 연작은 그런 시대와 사회성을 반영한 작품들이다.이 화백은 민중 정서와 리얼리즘 회화로 주목을 받아왔다. 작업 안에서 한국의 본질, 정체성, 민중 지향적 세계관으로 독자적인 작업세계를 구축하고 이해했다. 이 화백은 시대의 아픈 역사와 삶, 그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에 매료됐으며, 인류 문화의 기원이자 주체로서 인간의 힘과 존엄에 대한 깊은 사유를 그림 속에 담고자 했다. 이 화백은 20세기 근현대사를 지나며 견뎌야 했을 고단한 삶에도 불구하고 작가적 세계와 희망의 중심을 잃지 않고 견디고 또 견디는 주체적인 사람들을 ‘한국인’, ‘민족’, ‘민중’이라는 화두로 삼아 깊이 공감하며 작업했다.현재, ‘脈(맥)’ 연작 중 일부 작품은 2022 국립현대미술관 아카이브 작업-보존수복 관리 중에 있으며, 수복이 완료되는 2024년에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 전시될 예정이다.이강하 화백은 영암에서 태어나 조선대학교 미술교육과와 동 대학원 순수미술학과를 졸업했다. 1980년부터 2000년까지 그룹 ‘남맥회’를 창립하여 이끌었고, 목우회와 한국파스텔작가회, 선과 색 회원으로 활동했다.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으로 참여하며(5·18민주유공자) 샤머니즘 사상이 깃든 남도의 ‘맥(脈)’ 연작과 남도의 정경이 담긴 ‘영산강과 사람들’, ‘무등산’ 연작을 대표작품으로 선보였다.11회의 개인전을 열었고 화집 ‘이강하의 지중해 미술기행’(엮은이 이선, 2009)을 발행했다. 100여 차례의 그룹전 및 기획초대전에 출품했다. 대표적인 전시로는 비무장지대 작업전(예술의 전당, 1994), 참다운 변화로 미래를-7개 도시 순회 개인전(1995), ’95광주비엔날레특별전(광주비엔날레, 1995), 한·중 교류전(광저우미술관, 2005), 1주년 추모전 ‘이강하 열정의 삶과 투혼의 예술’(광주시립미술관, 2009), 6주기 추모전 ‘화가 이강하’(로터스갤러리, 2014), 굿모닝 양림 ‘남도를 사랑한 서양화가 이강하’ 전(양림미술관, 2016), 지역작가 추모전 ‘이강하 영암을 그리다’(영암군립하정웅미술관, 2017) 등이 있다.이강하미술관은 2018년에 문을 열었다. 이강하 화백의 삶과 예술세계, 시대별 작품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다양한 전시와 공연,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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