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네덜란드 파빌리온에 전시되는 라다 드수자·요나스 스탈 작품

전세계 미술애호가들이 모이는 광주비엔날레 기간동안 자국의 미술 수준을 자랑하기 위해 세워지는 파빌리온(국가관)이 역대 파빌리온 중 최대 규모로 꾸려지는 가운데 각 파빌리온의 내용이 공개됐다. 특히 역대 파빌리온과는 다르게 민간 기관 차원이 아닌 국가 차원에서 파빌리온에 참여하는 만큼 각국 미술계를 대표할만한 이슈와 작품을 볼 수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21일 광주비엔날레 재단은 각 국가별 파빌리온의 주제와 참여작가, 큐레이터 등을 공개했다.

이번 파빌리온에 참여하는 국가는 네덜란드, 스위스,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이탈리아, 중국, 캐나다, 프랑스, 폴란드 등 총 9개국이다. 이들은 각각 광주시립미술관, 이이남스튜디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 은암미술관, 이강하미술관, 양림미술관, 10년후그라운드·갤러리 포도나무 등에서 각국의 미술세계를 펼쳐보인다.

네덜란드 파빌리온에서 선보이는 라다 드수자·요나스 스탈 작품

네덜란드에서는 실험적 예술활동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는 예술 기관인 프레이머 프레임드가 참여해 광주시립미술관에서 '기후 범죄'를 테마로 설치미술과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현재 전세계 공통의 문제인 기후위기를 초래한 정부, 기업 등을 기후 범죄자라 보고 모의법정을 꾸려 3일 동안 실제 모의 재판을 진행한다. 또 그동안 다양한 나라에서 추진한 모의 법정 기록 아카이브를 공유한다.

스위스 파빌리온에서 선보이는 플로리안 아모저 작품

스위스에서는 주한 스위스 대사관이 큐레이터로 천경우 사진 작가를 선정해 스위스·한국의 사진 작가들과 이이남스튜디오에서 전시를 펼친다. 이들은 도시공간이 변화함에 따른 사회적 변화를 다양한 관점으로 담아낸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우리들이 일상에서 놓치는 장면들을 포착, 새로운 시선을 공유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이 참여해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정보원 극장3에서 '자유의 영토'를 테마로 파빌리온을 운영한다. 이들은 러시아로부터 독립하기 전 우크라이나의 시간부터 현재까지의 역사적 흐름을 담은 3개의 영화를 상영할 예정이다.

이스라엘에서는 주로 미디어아트를 다루고 있는 현대미술센터(CDA 홀론)가 참여해 이곳의 슈석큐레이터인 우디 에델만이 12팀의 참여작가와 함께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에서 사물의 본질과 인간과의 관계를 예술언어로 다룬다. 영상과 설치작품 위주로 꾸려질 계획이다.

이탈리아 파빌리온에서 선보이는 파비오 론카토 작픔

이탈리아에서는 주한 이탈리아 문화원이 동곡미술관서 제14회 광주비엔날레 본전시의 주제와 연계한 전시를 선보인다. '잠이 든 물은 무엇을 꿈꾸는가'를 주제로 물이 갖는 회복, 치유, 지속가능성의 속성에 집중해 인류가 당면한 환경 문제에 대한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시민 참여 교육 프로그램 위주로 파빌리온을 운영한다.

중국에서는 중국 국립미술관이 참여한다. 은암미술관을 근거지로 삼은 이들은 우 웨이샨 중국미술관 관장의 큐레이팅 아래 8명의 작가들이 중국 정신의 핵심으로 여겨지는 대나무 정신을 주목, 예로부터 내려오고 있는 대나무 정신의 계승과 변모를 이야기한다.

캐나다 파빌리온에서 선보이는 카우육 푸드라 작품

캐나다에서는 이누이트 예술과 관련한 협동조합으로 1959년 설립된 웨스트 바핀 코어퍼레이티브가 참여한다. 이들은 이강하미술관에서 총 29팀이 참여해 캐나다 원주민인 이누이트의 문화를 선보인다. 캐나다 정부의 원주민에 대한 태도와 이누이트 예술의 현재를 볼 수 있는 자리로 국내에서는 최초, 최대 규모의 이투이트 전시회다.

프랑스에서는 프랑스해외문화진흥원(Institut francais)와 주한 프랑스 대사관 문화과가 참여해 양림미술관에서 파빌리온을 운영한다. 이들은 탈식민주의, 인종주의와 차별에 대한 투쟁 그리고 국제적 연대를 주제로 전시를 펼친다. 특히 지난 베니스비엔날레 국가관에서 선보인 '꿈은 제목이 없다'를 광주이야기를 담은 신작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폴란드에서는 국립 문화기관인 아담 미츠키에비츠 문화원이 참여해 10년후그라운드와 갤러리 포도나무 등에서 파빌리온을 펼친다. 북유럽의 주요 행사인 에바 인터네셔널 아일랜드 비엔날레의 예술감독이자 바르샤바 현대미술관 수석큐레이터인 세바스찬 치호츠키의 큐레이팅 아래 예술 밖의 예술을 테마로 프로그램을 전개한다. 이들은 예술에 대한 기존 인식을 넘어 다양한 형태의 예술을 짧은 기간 안에 응축하여 풀어낸다. 이들은 워크숍, 퍼포먼스 등을 운영할 예정이다.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재단 대표이사는 "베니스의 국가관이 항상 부러웠는데 이번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에 많은 국가들이 참여해 우리 행사의 위상을 보여주는 것 같아 기쁘다"며 "광주가 세계 미술메카로 나아가는 길목이라고 해석한다. 관람객 입장에서도 볼거리가 더욱 풍성해지고 지역 입장에서도 경제 부흥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 파빌리온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또한 작가들간, 문화기관들 간의 네트워크도 확대할 수 있기에 파빌리온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이번을 기회로 접근성을 이유로 소외된 기관들도 발굴됐으면 하는 바람이고 시민들도 보다 다양한 전세계 미술 현장을 경험해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제14회 광주비엔날레는 4월7일부터 7월9일까지 열린다.

/김혜진기자

/기사URL : http://www.mdilbo.com/detail/bBooqx/689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