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광주비엔날레 7월9일까지, 세계 79명 작가 참여
기후위기 등 난제, 비주류 전통문화에서 지혜 찾아
이누이트 미술·우크라이나 영화…9개국 파빌리온도
다양한 관객 참여프로그램도 활용할 만
제14회 광주비엔날레가 7월 9일까지 열리고 있다. 사진은 광주비엔날레 본전시에서 선보이고 있는 엄정순 작가의 ‘코 없는 코끼리’(왼쪽)와 광주비엔날레 포스터. 도재기 선임기자
이 시대를 세계의 예술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기후위기 등으로 인해 인류 문명은 그 지속가능성이 의심스럽고, 분열과 양극화·혐오와 차별 같은 갖가지 난제들도 심화된다. 기존 지식·가치 체계와는 다른 대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보다 평화롭고 아름다운 세상과 삶을 위한 새로운 지혜와 대안은 없는 것일까.
국제미술전인 광주비엔날레가 오는 7월9일까지 열린다.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soft and weak like water)’를 주제로 이숙경 영국 테이트모던 국제미술 수석큐레이터가 예술감독을 맡은 광주비엔날레에는 30여개국 79명의 작가(팀)가 참여했다. 본전시는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을 중심으로 시내 5곳의 공간에 마련됐다. 또 (재)광주비엔날레와 각국이 협력한 9개국 파빌리온도 선보이고 있다.
-중략-
동시대 9개국 미술을 만나는 파빌리온 전시
올해 광주비엔날레에는 국가관 개념인 파빌리온 전시가 확대됐다. 캐나다·네덜란드·우크라이나·프랑스·이탈리아·중국·이스라엘·폴란드·스위스 등 9개국이 참여해 광주지역 협력기관인 광주시립미술관·이이남 스튜디오·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동곡미술관·은암미술관·이강하미술관·10년후그라운드·양림미술관·갤러리 포도나무 등에서 열리고 있다. 파빌리온 전시는 동시대의 다양한 미술을 만나는 자리이자 지역 곳곳의 문화예술 공간들의 활성화, 시민들의 관람 향유권이 높아진다는 긍정적 효과도 있다.
캐나다 이누이트 예술을 국내 처음으로 이강하미술관에서 선보이고 있는 캐나다 파빌리온의 전시 ‘신화, 현실이 되다’의 전시 전경(왼쪽)과 일부 전시 작품. 도재기 선임기자
이강하미술관(양림동)에서 선보이고 있는 캐나다 파빌리온의 ‘신화, 현실이 되다’전은 캐나다 원주민인 이누이트족의 예술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만날 수 있어 벌써 화제를 모은다. 정규 미술교육을 받지 않은 이누이트 작가 32명의 작품 90여점이 나왔다. 이누이트 작품들은 서구 가치관과 달리 삶과 죽음, 인간과 자연이 하나라는 가치관, 내가 곰이나 새·고래가 될 수있다는 순환적 역사관을 토대로 한다. 신화적·동화적으로 느껴질 만큼 풍부한 상상력과 순수함이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강수미 교수는 “이누이트 예술이 크게 흥미로웠다”며 “특히 내용도 다양하지만 지역 예술공간들과 작품의 조화도 돋보인다”고 밝혔다. (재)광주비엔날레 김지연 전시부장도 “동화적 순수함이 짙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적극 추천한다”고 말했다.
기후변화와 동식물의 멸종의 심각성을 드러내며 ‘기후 범죄자’들을 재판정에 세우는 네덜란드 파빌리온(광주시립미술관)의 설치작 ‘세대 간 기후범죄 재판소’ 전시 전경. 도재기 선임기자
광주시립미술관의 네덜란드 파빌리온은 인류적 난제이자 최대 이슈인 기후위기를 다뤄 주목받는다. 네덜란드의 현대미술·시각문화 플랫폼인 프레이머 프레임드가 생태계를 파괴하는 정부와 기업을 ‘기후 범죄자’로 재판정에 세우는 설치·퍼포먼스 작품 ‘세대간 기후범죄 재판소(CICC)-멸종 전쟁’이다. 러시아 침공으로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파빌리온(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우크라이나: 자유의 영토’란 제목 아래 막스 리트비노프의 <마리우폴. 잃지 않은 희망> 등 현대 영화를 매주 토요일 선보인다.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는 “한국과 세계 미술기관의 문화교류를 위해 시작된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을 향후 더 확장해 한국과 세계 문화예술을 연결하는 초석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광주비엔날레 전시 기간 동안에는 관람객이 참여해 예술적 체험을 하고 전시에 대한 이해를 돕는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들이 마련된 만큼 관련 정보들을 참조할 만하다. 이 예술감독은 “시간적 여유를 갖고 작품 마다 찬찬히 둘러보기를 적극 권한다”고 조언했다.
/ 도재기 기자
/ 기사 URL : https://www.khan.co.kr/culture/culture-general/article/2023041017340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