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매일]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캐나다 파빌리온 ‘신화, 현실이 되다’
허프만 "이누이트 예술 재조명"
모휘니 "한국과 절친되고싶어"
타마라 모휘니 대사 대리(왼쪽)와 윌리엄 허프만 큐레이터가 케노쥬악 아세바크의 ‘해초 먹는 토끼’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이나라 기자
“광주와 이누이트족의 공통점은 화해와 진실입니다. 한국 정부가 광주의 진실을 밝혀나가는 것처럼 캐나다 정부도 이누이트족이 겪었던 고통스러운 역사의 진실을 밝히고 화해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캐나다 파빌리온 ‘신화, 현실이 되다’가 지난 6일 개막했다. 이강하 미술관에서 열리는 캐나다 파빌리온은 이누이트족의 작품을 선보인다. 32명의 예술가들이 90점 이상의 작품을 선보이는, 상당수가 지난해 제작된 최신 작품이자 캐나다 이누이트 예술을 선보이는 가장 큰 전시다. 캐나다 소수민족인 이누이트족은 식민 지배나 강제 이주 등 아픈 역사를 지녔다.
캐나다 파빌리온은 웨스트 바핀 코어퍼레이티브 윌리엄 허프만이 기획했고 주한 캐나다 대사관 타마라 모휘니 대사 대리가 참여했다.
모휘니 대사 대리는 “한국 민주화 운동의 중요성을 생각해 볼 때 광주 5·18의 역사를 빼놓을 수 없다”며 “이런 점에서 볼 때 캐나다 이누이트족의 관계와 닮아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캐나다 사람들이 그 땅에 도착하기 전부터 있었던 이누이트 원주민들의 고통스러운 역사에 대한 진실과 화해의 과정을 거쳐 가고 있는 캐나다 정부처럼 한국 정부도 광주 시민들이 겪었던 5·18에 대한 역사를 인지하고 화해와 진실을 향해 가는 것이 닮아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모휘니 대사 대리는 “이러한 과정에서 이누이트 예술이 재조명되고 있다”며 “캐나다와 한국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국가 간의 이야기와 함께 문화적 표현이 어떻게 언어를 초월할 수 있을지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전시 장소로 이강하 미술관을 선택한 것에 대해 허프만 큐레이터는 “장소를 선정할 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중시하는 이누이트족의 특성을 반영해 주민들과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공간을 물색하고 있었다”며 “지난해 이강하 미술관을 방문했을 때 5·18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됐는데 광주 시민이 겪었던 5·18의 트라우마와 몇천 년을 살아왔지만 사라지지 않은 이누이트족의 트라우마 상흔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는 이누이트의 작품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지역의 창의성과 독창성을 보여주고 도시의 색을 대표하는 장소가 필요했다”면서 “미술관 공간을 둘러봤을 때 주민들과 워크숍을 하는 등 커뮤니티 장소로 적합한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허프만 큐레이터는 또 “부산비엔날레에 참석해 13점의 이누이트 작품을 선보였다. 당시에는 형식이 갖춰진 틀에 손님으로 참여한 기분이 들었다”면서 “반면 광주비엔날레의 경우 전시 계획 등을 함께하고자 했다. 이런 부분에서 볼 때 광주비엔날레의 일원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함께 대화를 하며 이끌어 내준 광주의 파트너십 덕분에 90점의 작품을 선보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끝으로 모휘니 대사 대리는 “지금 이렇게 두 나라의 관계가 상황이 좋았던 적이 없다. 올해 수교 60주년으로 두 나라에 관한 관심도가 높다”며 “정치 예술 경제 문화 교류가 활발한 상황에서 앞으로 나아갈 일만 남았다. 그간 한국과 캐나다가 좋은 친구였다면 이제는 절친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전시는 7월 9일까지.
윌리엄 허프만 큐레이터(왼쪽)와 타마라 모휘니 대사대리가 쿠비안턱 푸드라 ‘무제’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그림은 모휘니 대리대사가 가장 애정이 가는 작품으로 꼽은 작품이다. /이나라기자
/ 이나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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