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20240321_광주매일신문_살아 숨쉬는 북극 여정, 예술로 만나다
작성일자 2024-03-26

 

[광주매일신문]

 

<이강하미술관 리서치 프로젝트 결과보고전 리뷰>

북극의 신화·소멸의 저항주제, 회화·영상·설치 등


이누이트 작가 삶 담은 다채로운 북극 이미지 선사





 김설아영혼의 모양







 ‘북극의 신화, 소멸의 저항결과보고전이 열리고 있는 이강하미술관 전경





이글루를 연상시키는 새하얀 한지 천이 전시장 한가운데 자리 잡았다. 천정 위 달린 전등 역시 한지로 싸여 은은한 불빛을 내뿜는다. 둥그런 한지 이글루를 한바퀴 돌아보면, 눈을 대고 안을 들여다볼 수 있을만한 크기의 구멍들이 곳곳에 뚫려 있다. 김설아 작가의 회화 작품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림들은 김 작가가 이누이트 작가들에게 물은 영혼의 모양에 대한 답에서 착안한 결과물이다.

 

우리에게 생소하지만 아름다운 북극의 모습을 상상해볼 수 있는 특별한 전시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이강하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리서치 프로젝트 결과보고전 북극의 신화, 소멸의 저항이다.

 

주한 캐나다 대사관 ‘2024-2025 한국 캐나다 상호 문화교류의 해를 기념하는 첫번째 전시로, 캐나다 웨스트 바핀 에스키모 쿠퍼레이티브 기관과 협력했다.

 

지난해 제14회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에서 국내 최초로 이누이트 전시를 연 이강하미술관은 같은 해 11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 국제예술공동기금사업에 선정돼 캐나다 북극 리서치에 나섰다.

 

광주에서 선보인 이누이트 작가 29명의 90여점 작품은 이들의 환경과 예술적 삶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번 북극 리서치에는 이선 이강하미술관 학예실장을 비롯해 광주 작가 김설아, 퍼포먼스 예술가 주세웅이 함께 했다.

 

이들은 캐나다 파빌리온으로 인연을 맺은 윌리엄 허프만 큐레이터와 함께 토론토와 수도인 오타와, 캐나다 최북단에 위치한 킨가이트 지역을 방문, 이누이트 민족 그리고 그들의 풍경을 마주했다.

 

전시에는 자연환경, 인간, 동물과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이누이트를 만나러 가는 여정이 고스란히 담겼다.

 

전시장 초입의 결과 영상을 비롯해 리서치 과정과 성과물이 담긴 책자에서는 한국, 캐나다 양국 간 새로운 예술의 시도와 접점을 찾아볼 수 있다.

 

이누이트 사람들이 즐겨먹는 음료를 나열해 놓은 이누이트 예술가 타락익 더피의 팝아트 작품, 방향 표지판 역할의 돌탑을 나타낸 킨가이트 시장의 작품 이눅슉도 전시 중이다.

 

빙산을 떠올리게 하는 설치 작품도 눈길을 끈다. 방음벽 공사에 쓰이는 아크릴판 폐기물을 구입해 완성한 것으로, 자연스럽게 금이 간 표면 위 조명이 비춰지며 햇살에 반짝이는 얼음 조각의 느낌을 준다.

 

투과성을 전시 키워드로 삼고 있는 만큼 전시장 곳곳에서는 속이 내비치는 하늘하늘한 천 작품들이 보인다. 광활한 킨가이트 풍경을 담은 사진은 한복 속치마를 여러 겹 덧댄 작품이다. 광주와 킨가이트 북극, 그리고 두 지역 예술가들의 정서를 투과하는 공통점을 모색하는 게 이번 전시의 목적이다.

 

환경운동가 데보라 누이마크의 영상 얼음에게 보내는 편지앞에서도 발길이 머문다. 킨가이트 내 이눅슈 고등학교 아이들이 기후 온난화로 녹아가는 빙하에 대해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선 학예실장은 이방인의 시선이 아닌 문화 다양성과 예술가적 동질성에 중점을 두고 이누이트 예술세계에 대한 리서치 작업을 추진했다언어가 아닌 몸짓과 그림, 감각으로 들려주는 이야기는 서로를 이해하고 지속가능한 공동예술 작업을 이어갈 수 있게 했다고 밝혔다.

 

전시는 오는 519일까지 이어진다.

 



/최명진 기자

 

/기사 url http://www.kjdaily.com/article.php?aid=171101805362545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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