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제2기 파리통신원, 류수현

 

 

#jerestechezmoi  #confinement

 

 


 

코로나19 심각단계 전 1월 파리                   

 

 

 

                  COVID-19

 

 

 

 

4구 노트르담 대성당 건너편 녹음(綠陰)이 짙어진 5월의 풍경                   

 

 

 

 

 

 55일 만에 이동 제한 및 금지령이 풀렸다. 한국은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정부 권고 수칙만으로도 사람들이 자발적 자가 격리를 5개월 넘게 실천하며 세계에서 단연 독보적인 청결한 모범적 시민 의식을 보여 주고 있다. 하지만 이 곳 프랑스는 이동 제한 및 금지령과 자가 격리를 정부에서 당부하고 또 벌금까지 붙여가며 단속을 해야지 만이 어느 정도 외출을 막을 수 있었다. 평소에도 일주일에 한번 외출을 하거나 누군가와 만나는 걸 최소화하는 매우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나’는 자가 격리로 아이들과 함께 집안에서만 생활하는 그 시간이 답답하지도, 힘든지도 모르게 시간을 보냈다(라고 쓰면서 다시 정직하게 생각해보니 세 끼 먹음직한 밥상 차리기와 매일 두 세 번 돌리게 되는 집안 청소, 거기다 아이들 학교 숙제 및 가정학습 스케줄은 잠자던 내 몸 속 뜨거운 용암이 끓도록 만들었고 그것은 간혹 입 밖으로 분출 되기도 했다)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공립 초등학교는 인터넷 강의를 할 만큼 네트워크가 갖춰져 있지 않다. 선생님과 이메일을 주고 받는 것이 최선인 시스템 속에서 매주 일주일 분량의 숙제를 이메일로 받고 숙제 검사를 위해 사진을 다시 첨부해서 피드백을 받는 일과를 반복하고 있다. 아직도 감염자가 많은 상황이지만 5월 11일부터 학교 수업이 시작되었다. 모든 학교가 동시에 시작되지는 않고 각 시 도별 교육청과 학교 준비에 따라 등교 날짜가 다르다.

초등학교의 경우는 학교 수업이 가장 필요한 1학년과 5학년(프랑스 초등교육은 5년제로 5학년이 마지막 학년이다)이 가장 먼저 등교하고 각 반은 10명정도로 제한을 하는데 (보통 한 학급당 23명에서 많게는 30명까지도 있다) 의료진 자녀와 가정에서 학습이 어려운 아이들을 우선순위로 받고 나머지는 가정 학습으로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라 부모가 아이들 등교를 선택 할 수 있다. 9월 학기제인 프랑스는 초등학교의 경우 7월 첫째 주 금요일에 한 학년을 끝내고 긴 방학에 들어간다. 중고등학교의 경우 6월 중순이면 방학에 들어가게 된다.

현재 초등학교 5학년과 2학년 자녀를 둔 나는 다음 주부터 학교 수업을 시작하게 되니 아이를 학교에 보낼 것인지, 아니면 6월부터 보낼 것인지 또는 7월 방학 전까지 학교를 보내지 않을 것인지 중에 선택하라는 메일을 받았다.  나의 인내심을 조금 더 끓어 모아 한 달 반만 지금처럼 가정 학습을 유지하면 방학을 맞이 할 것이니 7월 방학 전까지 학교에 보내지 않겠다고 답변을 보내고 일주일 분량의 숙제를 받아 아이들과 숙제로 시작해서 숙제로 끝나는 일과를 지속하고 있다.

 

 

 자발적 ‘외츌 사양’과 강제 ‘외츌 금지’는 분명 심적인 부분에 닿는 차이가 있었다.  청개구리 마음이 잠시 내 안에 들어왔다랄까.
이동 제한 및 금지령이 풀린 월요일 우리 가족은 여권 재발급을 위해 한국 대사관을 방문해야 했다.  다시 되찾은 외출 자유 덕분에 내 안의 당당함과 자유함이 외출도 전에 가슴을 시원하게 뚫었다.  이런 기분은 나만이 아니였나보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두 시쯤 나와보니 파리 외곽 고속도로, 파리 시내는 주말도 아닌 월요일 답지 않게 차가 가득했고 그 동안 고팠던 광합성과 쇼핑, 산책의 자유를 느끼기 위해 쏟아져 나온 인파로 바스티유, 오페라, 루브르, 앵발리드, 에펠탑, 센느강변 주변은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반반 잘 어우러져 밝고 유쾌한 표정으로 거리를 채웠다.
정말 확연히 한국과 다른 생활 방식과 사고를 지닌 ‘그들’ 다웠다.

겨울 옷을 입던3월에 이동 제한 및 금지령으로 집에만 있어야 했던 우리는 5월 따뜻한 늦 봄의 끝자락을 느끼며 누구는 여름 옷을 꺼내 입고 서로를 마주했다.
5월 말까진 대다수 재택 근무를 해야 하는 상황인지라 아직 문을 열지 못한 상점과 카페, 식당이 절반인데도 불구하고 잠시 집 밖을 나온 사람,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은 채 어린 아이들과 손잡고 나온 젊은 부부들, 연인들, 그리고 그 동안 쇼핑 욕구를 참느라 고생한 쇼핑객들이 1미터 간격유지는 잊어버린 채 말이다.

 


 팬더믹 이전 우리가 누렸던 생활 패턴으로 되돌아가기 위해서는 얼마나 시간을 보내야 할까. 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 없이 사람과 어울려 함께 차를 마시고, 식사를 하며 대중교통을 이용 할 수 있었던 그 평범한 시간이 하루를 채우는 특별한 시간과 자유였음을 깨닫는다.
오늘 내가 서 있는 나의 자리에서 지금 누리는 것 또한 평범한 시간이 아닌 특별한 시간 일 거라고 생각하니 감사하지 않은 게 없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흐릿한 햇빛마저도 이렇게 감사한 걸.

 

 

 

 

 


 

글·사진 류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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