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종료] 이강하의 Drawing 전





광주광역시 남구 이강하미술관_ 세번째 전시.










이강하의 Drawing

"이강하가 사랑한 남도의 풍경 그리고 사람"

 

 

- 일 시 : 2018. 11. 16.() ~ 2019. 02. 28()

- 장 소 : 이강하미술관 1층 전시실

- 전시기획 글

광주광역시 남구 이강하미술관

학예연구사 이 선



이번 Drawing 전시는 1980년 후반 부터 2000년대까지 이강하가 바라본 '남도의 풍경과 사람'을 주제로 한 소묘작품 40여점이 전시됩니다.


 "이강하(李康河)의 그림은 왜 남도적(南道的) ()을 표적으로 떠올리게 하는가?

 그것은 남도적 한이야말로 우리 모두를 사로잡는 공감대의 토대이기 때문이다. 남도 인들의 정서는 역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또는 정치적으로 무수히 빼앗기면서 살아왔다. 수탈당하고 소외받아 왔다는 사실은 특히 선말(鮮末)로부터 근대(近代), 현대(現代)에 이르는 드라마틱한 역사적 과정을 통하여 극명히 드러난다. 동학란으로부터 참혹한 일제 36, 625라는 비극적인 이데올로기 전쟁, 516이후 도 ()간의 빈부격차, 1980년 민주화를 요구하는 광주 시민이 흘린 피... 등은 단적으로 한()의 정체를 드러내준다. 고향을 바로 보자는 것은 우리들의 잃어버린 혼()을 다시 보자는 얘기이다. 그가 한()을 일깨워 현실을 갱신해 살기를 바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의 한()은 혼()을 바탕으로 전제되기 때문에 두터운 공감대를 갖는다."



-  미술평론가   장 석 원 (張錫獂) 

현실적 한()과 혼()의 시원(始原)

<1995년 이강하 작품집 5 평론글>

 

   

이강하의 남도의 풍경과 사람들, 그 안에 애환과 혼이 담긴 Drawing 전시는 기존의 이강하 작품에 보여진 강렬한 색감의 작품이 아닌 소묘작품들로만 선보인다.

소묘 즉, 데생(dessin)은 연필이나 목탄 콩테 모필 등의 그림도구를 사용하는, 일종의 단색화(單色畵)로서 선과 명암을 혼용하는 경우와 선으로만 처리하는 두 가지 방법이 보편화되어 있다. 데생을 하는 목적은 대상의 형태를 정확히 관찰하여 구조적인 측면을 완전하게 파악하는 데 있다. 대상을 완전하게 파악한다는 것은 곧 형태를 통해 미적 감각을 익히는 것을 의미한다.

형태의 구조적인 이해는 아름다움, 즉 미적가치를 분별할 수 있는 감각적 이성적인 능력을 의미하므로 화가로서의 기초적인 덕목인 셈이다. 데생이 부실하면 형태에 대한 해석이 불명확하기 마련이다. 설령 형태를 변형 왜곡시키는 경우일지라도 데생을 정확히 익히지 못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 데생이 미숙하다는 것은 형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얘기이므로 미적 감각은 물론이려니와 이성적인 파악 또한 미흡할 수밖에 없다고 보아야 한다.

데생을 건축물의 설계도와 다름없다고 말하는 것도 결국 같은 얘기다. 좋은 건축물이 되기 위해서는 설계도면이 충실해야 된다는 것은 상식이다. 데생은 화가로서의 기본적인 역량이면서도 그 자체로 독립된 회화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앵그르, 고흐, 피카소 등 세계적인 화가들이 남긴 데생이 걸작으로 평가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화가 이강하(李康河)는 데생의 중요성을 깊이 이해하고 있는 작가였다. 그는 데생은 단순한 그림의 기초일 뿐이라는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데생은 그림의 시작이자 끝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이강하는 이미 한 작가로서의 독자적인 작업세계를 가지고 작업을 할때에도 이따금, 작업이 풀리지않거나 고민이 많을때면 망설임 없이 연필을 들어 진짜보다 더 진짜같은 흑과 백의 데생작업을 묵묵히 해나갔다.

어쩌면 데생은 불분명한 표상을 명확히 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받아들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나의 작품을 구상하고 실제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그 성공을 확실히 보장받기 위한 방법으로써 데생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그럴지도 모른다.

적어도 하나의 유화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은 거의 대부분 에스키스로서의 데생에 의해 검증되고 있다. 인물에 대한 데생을 통해 작품으로서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다. 이러한 작화(作畵)방식은 인상주의 이전까지만 해도 보편화되어 있었다.

예를 들면 러시아 사실주의 회화의 거장 일리야 레핀은 하나의 유화작품을 위해 수 십장의 에스키스를 거듭했다. 이러한 작화방식은 아카데미즘 교육에서는 거의 필수적인 것이다.

인물 자체의 포즈와 표정 그리고 전체적인 화면의 구성 및 구도와 관련하여 완벽한 조화 통일을 얻기 위한 방법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

이강하 또한 유화작업을 위한 에스키스로서의 데생을 병행하고 있다. 구상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데생으로 인물의 표정 및 포즈를 결정함으로써 한층 견고한 구성 또는 구도를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의 인물화의 대부분은 인물이 위치한 상황과 인물자체의 동시성을 무시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왜냐하면 어떠한 상황과 인물을 별개의 개념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인물만을 별도로 데생하여 그 인물을 어떠한 상황에 맞도록 배치하고 있기에 그렇다. 이렇게 보면 인물 데생은 그의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할 수 있다. 어떠한 종류의 인물화에서도 그 인물에 대한 조형적인 해석이 명료하지 못하면 리얼리티를 얻을 수 없다. 인물에 대한 명료한 조형적인 해석은 역시 완벽한 데생을 통해 성립되는 것이다.

그의 인물 데생은 대부분 연필을 재료로 한다. 섬세한 표현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정밀한 사실적인 형태해석은 흑백사진에 가까울 정도로 리얼하다. 그 위에 채색을 하면 그대로 현실적인 감동이 살아나게 된다.

그의 데생작업은 대상의 형태를 정확히 관찰하여 숙지하기 위한 일임과 동시에 대상과의 정신적이고 정감적인 이해, 즉 교감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눈에 보이는 사실에만 의존하는 일은 재현적인 한계에 머물고 만다. 반면에 대상과의 교감이 이루어지면 내면세계를 표출할 수 있게 된다.

치밀한 관찰력의 소유자는 대상의 심리적인 상태를 읽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대상과의 교감이 없고서는 불가능하다. 대상이, 즉 인물이 스스로의 마음을 열어 놓아야만 서로간의 감정의 소통이 이루어진다. 그의 치밀한 데생은 일정한 시간의 경과가 필요한데 그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경계심을 풀게 된다. 대상과의 친숙함이야말로 리얼리티를 실현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임은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이러한 조용하지만 강한 임팩트를 가지고 있는 이강하 화백. 삶이 담긴 소묘 작품의 감동을 <광주광역시 남구 이강하미술관>에서 직접 느껴보시길 바란다.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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