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20200531_광남일보_예술가들, 5·18 통해 자란 ‘민주주의’ 증언하다
작성일자 2020-06-06



[광남일보]

예술가들, 5·18 통해 자란 ‘민주주의’ 증언하다



(재)광주비엔날레 서울 특별전 3일부터 선재아트센터 등
역대 출품작·아카이브 자료들 망라…광주 목판화 한자리
우테 메타 바우어 “억압에 연대를”…강연균 작품 공개도





3층 갤러리 전시 모습


  역대 광주비엔날레 출품작과 아카이브 자료들 및 격변의 시대를 그대로 투영하고 담아냈던 목판화 작품이 서울로 호출됐다. (재)광주비엔날레(대표 김선정)는 5·18 광주민중항쟁 40주년을 맞아 오늘의 시점에서 민주주의의 또 다른 표현인 ‘광주정신’을 재조명하기 위해 ‘MaytoDay’(메이투데이)의 하나로 마련한 특별전 간담회를 지난 28일 서울 선재아트센터에서 진행, ‘민주주의의 봄’이라는 타이틀로 3일부터 7월5일까지 갖는다고 밝혔다.

  전시 설명과 작품 감상, 기획자 화상 인터뷰 등 순으로 진행된 이날 특별전 간담회는 민주주의에 대해 작가들이 제시해온 다양한 시선의 흔적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이자 광주를 구심점으로 수십 년간 축척돼온 예술이라는 이름의 연대를 조명해보는 자리가 됐다. 이번 전시 기획은 독일 출신의 세계적인 기획자 우테 메타 바우어(Ute Meta Bauer·난양기술대 교수)가 맡았다. 3층 갤러리에서 본전시가 이뤄지고, 2층 갤러리에서 목판화 전시 및 서적을 비롯해 신문, 사진 등 아카이브 자료가 선보인다.





2층 갤러리 전시 모습

  타이틀은 ‘아아 광주여, 우리나라의 십자가여’로 5월 시문학의 태동을 알렸던 김준태 시인의 글에서 차용했다. 김 시인은 이번 전시를 위해 ‘강물은 모든 색채와 형상을 품고 반짝이면서 흐른다’라는 시를 헌정했을 만큼 큰 관심을 표명했다는 후문이다. 먼저 3층 갤러리에는 이창성 권승찬 오형근 박태규 홍성담 임민욱 강연균 이불, 루마니아 출생의 미르세아 수치우, 2012년 멕시코시티에서 결성된 예술그룹 쿠어퍼라티바 크라터 인버티도의 작품과 5·18을 기록한 기자들의 사진 및 시민들의 사진이 관람객들을 만난다.

  이중 강연균 작가의 작품 시리즈 ‘하늘과 땅 사이’ 중 초기 작업인 1981년 그려진 ‘하늘과 땅 사이 1’이 공개됐다. 해당 작품은 제2회 광주비엔날레에 출품돼 역사의 참극 속에서 희생된 많은 이들의 고통을 여과없이 드러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끈 바 있다. 또 권승찬 작가는 2010년 촬영 당시 5·18 이후 출생자들인 군부대 근무자와 시민을 따로 세워 여전히 미완의 역사 속 대치의 의미를 각인시키는 ‘거기2’를 출품했으며, 박태규 작가는 2002년 비엔날레 때 선보였던 ‘광주탈출’ 영화 포스터를 선보이고 있다.





3층 갤러리에 출품된 강연균 작 ‘하늘과 땅 사이’


  ‘광주탈출’은 자운영 감독이라는 픽션의 감독을 내세워 마치 실제 영화를 개봉한 것처럼 유도하고 있다. 이외에 배영환 작가는 ‘임을 위한 행진곡’ 가사를 써놓은 금남로 보도블럭을 모아 영상과 함께 선보이는 ‘유행가:임을 위한 행진곡’을 출품했다. 옛 전남도청 광장에서 모티브를 얻어 기획한 2층의 전시공간은 민주화운동에 대한 파편화된 기억들을 한데 엮어 현재의 시점으로 재구성했다. 1980년 광주의 실상을 전 세계로 알리는 도화선이 된 독일인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의 당시 취재 자료들과 5·18민주화운동에 개입한 당시 지미 카터 미국 행정부를 최초로 폭로한 미국 기자인 팀 셔록의 아카이브 문서들이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층 갤러리에는 이창성 오형근 노순택 박태규 백승우 작가의 작품, 5·18민주화운동 관련 자료가 망라됐으며, 아카이브 스테이션과 만남의 공간이 구축됐다.




작품 설명 모습으로 대형화면에 조진호 작가의 작품 ‘오월의 소리’가 소개되고 있다.

  특히 김진하 나무아트 관장이 기획한 2층의 광주 오월 목판화 전시가 각별한데는 ‘항쟁의 증언’이라는 주제 아래 현재 이 지역에 목판화가 많이 남아있지 않는 상황에서 광주 목판화가 최대 규모로 선보이는 자리로 그 진면목을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홍성담과 함께 5·18의 처참한 살육의 현장을 목격한 후 가장 먼저 5월을 작품화한 조진호 작가(전 광주시립미술관장)의 ‘오월의 소리’, 김진수 작가의 ‘광주민중항쟁도’, 시민군 출신 이강하 작가의 ‘오월-2’, 전정호 작가의 ‘시민군’, 김경주 작가의 ‘망월’, 한희원 작가의 ‘아리랑’ 등 11명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광미공의 공동작품도 접할 수 있다. 광주 목판화는 타지역이 노동 등으로 분화해 갈때 광주에만 집중하며 태동된 장르로 기록화이자 역사화로서 그 가치가 작지 않다.

  싱가포르에 머물고 있는 우테 메타 바우어는 이번 전시의 색채로 보라색과 주황색을 꼽았다. 보라색은 과거를, 주황색은 미래를 각각 상징한다는 것이다.




(재)광주비엔날레는 5·18 광주민중항쟁 40주년을 맞아 ‘광주정신’을 재조명하기 위해 ‘MaytoDay’의 하나로 마련한 특별전 간담회를

지난 28일 서울 선재아트센터에서 진행했다. 사진은 권승찬 작가가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그는 화상을 통해 “역사적 사실을 확인하면서 압박감을 느꼈지만 아카이브 등을 보면서 흥미로웠다. 전시를 기획하게 돼 영광이다. 5·18과 관련해 오월 광주는 집단적 기억이 대중에 공개돼 많은 것들을 더 보여줘야 할 역사로, 억압에 대해 외국인으로서 연대를 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과거로 돌아가는 기억들과 동시대 작가 작품을 통해 떠있는 듯 하는 등 감정의 기부와 같은 것을 보여주고 싶었고, 광주 시민의 과감성이 대한민국에 어떻게 비쳐줬는가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언급했다.

  이번 전시는 선재아트센터 외에도 나무아트에서 함께 진행되는 가운데 5개국 작가 및 연구자 26명이 참여했으며, 출품작은 190여점에 달하고 있다. 5·18기념재단과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의 협업으로 당시의 기록사진과 서적이 더해져 의미를 더한다. 수도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는 상황이지만 ‘민주주의의 봄’전은 예정대로 2일 오픈식에 이어 3일 개막한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싱가포르에 머물며 화상 인터뷰에 나선 기획자 우테 메타 바우어

  한편 지난해부터 본격 기획된 특별전은 서울 외에 대만과 독일 쾰른,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잇따라 열린다. 대만 전시는 ‘오월 공감:민주중적 증류’(民主中的 烝溜·May Co-sensus: Demo-stream in Democracy)라는 주제로 지난 5월1일 개막, 진행 중이고, 독일 쾰른에서는 ‘광주시간’(Gwangju Lessons)이라는 주제로 7월3일부터 9월27일까지 예정돼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전시는 코로나19 상황을 주시하면서 일정을 재조정할 계획이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기사 URL : http://www.gwangnam.co.kr/read.php3?aid=1590913356357447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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