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20210927_전남일보_이선의 큐레이터 노트 제23화 <위대한 유산, 컬렉션의 의미>
작성일자 2021-09-29


[전남일보 문화칼럼]



이선의 큐레이터 노트 제23화

 <위대한 유산, 컬렉션의 의미>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하여 지역 주요 국공립미술관에서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미술관의 코로나 19 상황으로 인원 제한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온라인 사전예약 실시 중 예약 경쟁, 매진사례, 전시실 앞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의 모습, 무료 관람임에도 15만원 상당의 암표거래까지 등장했다. 이러한 이슈에 세계적인 K팝 아티스트이자 미술애호가로 알려진 BTS의 리더 RM의 이건희 컬렉션 관람 인증샷이 SNS상에 퍼지면서 해당 유영국 작가의 '산'(1970's) 시리즈 작품 앞은 포토존이 되었고, 연이어 팬들의 카피 인증샷이 올라오는 등 화제를 낳았다.

<이건희 컬렉션> 은 근현대미술사를 아우르는 문화재 2만 1600여점 '세기의 기증'의 사례로 막대한 규모 작품 및 유물이 대중들에게 공개되는 이번 특별 전시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전해주고 있나. 그 컬렉션에 담긴 사연과 가치 의미를 우리 사회가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최근 세대들의 용어로 *미.알.못(미술에 대해 알지 못하는)인 이들에게도 뉴스와 신문, 종합 예능·시사 면에 자주 등장하는 '컬렉션(collection)'이란 말은 도대체 무슨 말인지 궁금해서 누구에게 물어봐야할지 난감할 것이라 예상된다.


대구미술관,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웰컴 홈 : 향연'에 전시 된 유영국 작가의 '산'(1970년대) 시리즈를 배경으로 방탄소년단의 RM이 포즈를 취했다. 방탄소년단 공식 트위터 캡쳐


방탄소년단 RM의 대구미술관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인증사진을 따라한 관람객. 대구미술관

'컬렉션(collection)' 이란? 미술품(美術品. 회화, 조각, 공예 따위의 미술 작품) 이나 우표, 화폐, 책, 골동품 따위를 모으는 일. 또는 그 모아진 물건들. 그리고 관련된 물건들이나 상품들의 집합을 수집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컬렉션을 지속하는 미술품의 수집가나 수장가들을 '컬렉터(Collector)'라고 부른다.

흔히 '미술품 컬렉터'는 연륜과 돈이 여유가 있고 미술에 관심이 많은 사람 즉 부모세대인 베이비부머 세대(55~75세) 들라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20-30대 MZ세대(밀레니얼 세대)들이 명품 대신 자신만의 취향이 담긴 신진 청년작가들의 작품을 쇼핑하듯 소장하는 '아트-테크(Art-Tech), 영 컬렉션'이 주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컬렉터의 세대 변동으로 인한 전 세계적 미술 시장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러한 사례를 전문가들은 '코로나 보복 소비' 현상과 '이건희 컬렉션'으로 인한 사람들의 문화 관심 증가도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사람들의 미수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음으로 결과 분석하였다.

지난 2020년 10월 故이건희 회장(1942~2020)이 세상을 떠난 후 삼성 일가는 국가에 문화재, 미술품 23,000점을 기증했고 규모로 역사상 최대 규모였다. 2021년 4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일가는 삼성전자를 통해 12조원 상당의 상속세 납부와 1조원 규모의 사회공헌, 이 회장 소유 미술품 기증 계획 등을 발표했고 여기에 '이건희 컬렉션'(총 감정가 3조원, 시가 10조원 예상)이 포함되었다. 이에 국가 문화자산으로 수용하기에 국립박물관 수장고의 포화문제와 전용관 신설 및 유치전 등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다. 이렇듯 사람은 떠났지만 그가 소장했던 위대한 유산은 남겨져 우리에게 공개된 것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 전시장 전경.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사학자 안휘준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이건희 컬렉션은 사전에 고증을 받고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참고했으며 광기에 가까운 의지로 수집한 것으로, 이 가치를 돈으로만 논하는 우리 사회의 문화계 인식이 안타깝다. 국보로 지정이 됐든 안됐든 모든 문화재와 미술품이 다 중요하다. 지금은 개별 작품보다는 소장품을 하나의 전체로서, 그 문화재와 미술품이 집합적으로 가진 시대적 의미가 무엇인지 짚어야 한다" 고 전했다. 그리고 "이건희 컬렉션은 절대로 그냥 이뤄진 것이 아니며 좋은 컬렉션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네 가지 요건이 모두 충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4가지 요건은 다음과 같다.

첫째, 문화재와 미술에 대한 지대한 관심이 있어야 한다. 그냥 관심이 아니라 말 그대로 지대한 관심이어야 한다.

둘째, 좋은 작품과 중요한 문화재를 알아보는 높은 안목이 있어야 한다.

셋째, 좋은 작품을 만났을 때 바로 결정할 수 있는 결단력도 필요하다. 소장할 기회가 왔는데 우물쭈물하다가 놓치는 경우도 많다.

넷째, 그걸 확보할 수 있는 재정적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렇듯 '이건희 컬렉션'은 위 네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한 위대한 유산이자 귀한 컬렉션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건희 컬렉션 포함-한국 최고 산수화로 평가 받는 1715년,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국보 제216호)_종이에 먹_79.2x130cm. 국립현대미술관

향후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시'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4대 미술관인 뉴욕 메트로 미술관에서도 열릴 예정이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19세기 미국의 뜻 있는 기업가들이 소비자와 사회를 위해 무엇으로 보답할지 고민하다 자신들의 컬렉션 미술품을 기부하면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THE MET)'이 설립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현재 165㎡넓이의 한국관 전시실을 이건희 컬렉션전시를 위해 더 큰 공간으로 이전하겠다는 제안을 문화체육관광부에 전해 전시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사례로 보았을 때, 우리나라의 미술품 기부 문화와 미술품 기증 리스트는 어떠한가? 국내 사례는 해외에 비해 매우 적은 편이다. 우리 문화유산의 보존과 문화 자산의 복지로 나아가는 국가 제도 개선의 방안과 처우, 미술시장의 건전한 사회적 신뢰 확보 및 기증자의 공익추구를 향한 기부 실천 방향성이 담긴 행동만이 바른 기부 문화를 안착시킨다는 의견이 많다.

끝으로 이건희 컬렉션으로 얻은 가장 큰 득이라면, 관람객 70% 이상이 "나는 살면서 미술관을 처음 방문했다."는 여론조사 통계 자료를 근거하면 이번 컬렉션이 우리나라 전반의 예술적 인식과 문화의 대중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데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생각이 든다. (반면, 삼성 기업과 이건희 컬렉션에 대한 부정적 측면의 다양한 반대 의견 또한 필자는 이해하며 글을 쓴다고 밝힌다.)

이번 기증품의 시가 총액과 작품 수는 그 가치를 환산하기 어렵고 단순한 자산 가치 이상의 위대한 유산으로써 대중적 미술문화 향유 확대로 이어지는 올바른 기부 문화와 사회적 예술의 효용 가치가 집중 되었던 것이다. 사회적 이슈로써 자리 잡은 '이건희 컬렉션' 의 한 작품, 한 작품이 우리의 역사와 가치로 연구되고 분류되어 현재를 잇고 미래를 살아가는 후대들에게 무한한 메시지와 문화적 의미로 전달되길 바란다.

/기사 URL : 이선의 큐레이터 노트 23> 위대한 유산, 컬렉션의 의미 - 전남일보 (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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